중국이 세계 최초로 액체 메탄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고성능·저비용을 추구하는 우주 발사체 연구에서 메탄을 연료로 한 발사체 상용화를 실현함에 따라 그동안 미국의 '스페이스X'가 주도해 온 발사체 시장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민간 우주기업 랜드스페이스는 지난 12일 오전 9시 고비사막에 위치한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액체 메탄 로켓 '주췌 2호' 발사에 성공했다.
우주 발사체는 지구 중력과 대기권 마찰을 극복해 우주에 다다른 뒤 탑재했던 위성 또는 탐사선을 목표 궤도에 올려놓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과정을 위한 핵심은 엔진 추력으로 막대한 추력을 얻기 위해 사용되는 연료 또한 발사체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그동안 우주 발사체 연료는 등유(케로신)이 지배적이었다. 케로신은 원유에서 정제한 등유로 분류되는데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하면서 휘발성이 낮아 다루기 쉽다는 장점에 따라 우리나라가 실용위성을 탑재해 쏘아 올린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비롯해 해외 발사체 상당수가 연료로 사용했다.
그러나 우주 발사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수천억원 수준의 발사체 발사 비용을 줄이기 위한 '재사용발사체'가 등장하면서 케로신은 빛을 잃는 추세다.
케로신은 연소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 찌꺼기가 발생하면서 엔진 내부에 점착된다. 이를 제거하는데 한계치가 있어 연소를 마친 엔진의 재활용 횟수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반면 메탄은 찌꺼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로켓 재사용 횟수에서 케로신 대비 우위적 측면을 보인다. 이 때문에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나 블루오리진의 뉴글렌, 랠러티비티스페이스의 테란1 등 발사체 모두 액체 메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메탄을 발사체 연료로 사용하게 되면 비용적 측면 외 환경적인 면에서도 이점이 존재한다. 메탄은 지구상에서 흔한 자원이지만 연소 과정에서 케로신보다 오염 물질을 적게 배출해 '친환경 연료'로 분류된다.
이를 활용한 액체 메탄 로켓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심우주 탐사에서 가장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달 탐사를 넘어 화성 탐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발사체는 막대한 연료를 필요로 하는데 액체 메탄 로켓은 화성 대기에 존재하는 메탄가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실제 메탄가스를 액체 메탄 로켓의 연료로 바꾸기 위한 기술개발도 활발하다.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액체 메탄 로켓은 지구에서 화성까지 도달하기 위한 연료만을 채우기 때문에 총 무게 측면에서 비행 성공 확률을 높일 가능성이 커진다. 줄어든 연료 무게를 대신해 화성 연구를 위한 더 많은 탑재체를 실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이번 발사 성공은 심우주 탐사를 위한 차세대 로켓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관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메탄은 발사체 연구상 고성능·저비용·친환경 장점을 인정받아 실용화 시도가 계속해서 이어졌지만, 실제로 발사까지 성공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다만 이번 성공이 곧바로 엑체 메탄 로켓 활성화까지 곧바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액체 메탄 로켓은 연료 보관 측면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케로신과 달리 가스 형태로 존재해 저장 및 관리에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
메탄 연료를 사용한 발사체가 가장 경제성이 높은지 또한 현재까지 발사체 재활용 수준이 제한적인 만큼 기존 케로신 연료 발사체 등보다 우위를 점할 것으로 최종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세계 발사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미래 지향적 발사체 개발은 이번 중국의 성공으로 완결된 것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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