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케이티가 북미에서 전기차 충전기 모듈 사업을 신규 추진한다. 모바일에서 자동차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제2성장 전략을 가동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디케이티는 에너지솔루션(ES) 사업부를 신설하고 전기차 충전기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및 배터리팩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디케이티는 모바일 기기용 전자부품에 사용되는 연성회로기판실장부품(FPCA) 모듈과 배터리 보호회로 모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스마트폰 배터리 보호 회로 모듈 부분 국내 1위다.
회사는 국내 대기업과 함께 북미 지역에 전기차 충전기 모듈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국가전기차충전인프라확대(NEVI) 정책에 따라 전기차 충전기도 현지 생산이 필요해지면서 제조 역량을 갖춘 디케이티가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여기에 BMS와 배터리팩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BMS는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해 최적의 조건에서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회사는 글로벌 BMS 제조사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ESS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이며, 무선청소기용 BMS와 차량용 보조배터리 BMS를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 배터리 대기업에 납품할 계획이다.
배터리셀에 BMS를 추가해 만드는 배터리팩 사업도 준비를 마쳤다. 양산 라인 구축과 시험 완료로 제조 기반을 마련했으며 국내 이륜차 업체인 KR모터스에 공급할 이륜차 배터리팩 양산을 시작했다. 회사는 이륜차 배터리팩을 시작으로 ESS·전기차 분야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으로, 스마트폰 중심 모듈 제조에서 자동차 및 이차전지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디케이티 신사업의 핵심이다.
디케이티는 그동안 자동차 분야 사업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스마트폰으로 도약한 회사와 모회사 비에이치의 지속 성장을 위해 자동차, 전장, 이차전지 분야를 주목했다.
지난해 비에이치와 LG전자 무선 충전 사업 부문을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 사업부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무선 충전 모듈을 납품하고 있어, 디케이티와 비에이치 입장에서 진입 장벽이 높은 자동차 산업 진출을 단축할 수 있다.
디케이티는 무선 충전 모듈 사업부 인수 후 비에이치이브이에스(BH EVS)를 계열사로 뒀다. BH EVS와도 시너지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BH EVS가 완성차 제조사 1차 벤더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신규 사업 제품들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BH EVS는 완성차 고객사에 무선 충전기 외 제품 다각화를 진행해 7월 기준 1조원 수준의 수주액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매년 30% 전후 수주잔고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북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신규 비즈니스도 협의 중이다.
오승준 비에이치그룹 경영기획실 이사는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간 마케팅, R&D, 제조 역량 등 사업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