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진단·검사 기술 업체인 민테크가 LG에너지솔루션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장비사에 투자하는 건 처음이다.
민테크는 LG에너지솔루션과 투자 및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상장 전 지분투자유치(프리IPO) 단계로 추진됐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재무적투자자 3개사로부터 총 140여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에코프로, 포스코 계열사도 참여했다.
민테크와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진단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이를 적용한 배터리 진단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을 위한 검사·진단 기술 개발에도 상호 협력한다.
민테크는 2015년 설립돼 배터리 검사·진단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장비를 만드는 업체다.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술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서 배터리 품질을 따졌다. 이 시간이 15~20시간을 훌쩍 넘겼다. 민테크는 검사 시간을 20분으로 줄였다. 교류 전압이나 전류를 인가했을 때 반응하는 임피던스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상태와 출력, 용량 수명, 충전량 등을 확인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배터리 회수와 재사용이 중요 과제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독자적인 진단 기술을 가진 민테크에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테크 업계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는 회사다. 배터리산업화센터,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국환경공단 등에 솔루션을 제공했으며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GS에너지 등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민테크는 지난해 4월 KB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 3월 기술성평가 A등급을 받아 기술특례상장을 준비 중이다. 연내 코스닥 입성을 계획하고 있다.
민테크는 핵심인 EIS 기술을 기반으로 배터리를 검사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융합해 배터리 내부 전기화학적 상태 변화를 파악하고 이상 열화 원인과 잔존 수명 등을 예측하는 3세대 진단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민테크 관계자는 “투자 유치와 공동연구개발계약을 계기로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시설 투자를 더욱 가속화해 배터리 검사·진단 시장 내 기술 우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