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글로벌 제품판매 수요 예측과 원자재 미래 가격 추정 등 주요 경영 판단에 자사의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EXAONE)'을 활용한다. 엑사원이 산업, 경제 등 전문 데이터베이스 딥러닝을 통해 신뢰성 있는 시장 전망이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판단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18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에서 '초거대 AI 시대, 기업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은 내용의 LG AI 활용 구상을 밝혔다. 그는 “북미 가전시장 등 글로벌 시장 수요예측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포트폴리오 운영, 리튬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예측 및 구매 계약 체결 과정에서 AI 예측을 판단의 근거 중 하나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이 과정에서 자체 개발한 AI 엑사원을 활용할 방침이다. 엑사원은 2021년 5월 LG AI연구원이 초거대 AI 개발을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고도화 작업 중인 생성형 AI다. 지난해 11월에는 아틀리에(이미지), 유니버스(문헌정보), 디스커버리(논문, 특허) 3대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현업에 적용하기 위해 학습과 답변의 신뢰도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챗GPT 이슈 이후 산업계에서는 AI를 수요예측 등 회사 업무에 사용하고자 하는 요구가 커졌으나 정확도 문제로 실제 적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LG AI연구원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격, 경제지표 등 정형적 데이터와 예측모델에 뉴스, 보고서 등 비정형 데이터와 자연어 처리(NLP) 모델을 추가 적용했다.

이미 일부 분야에선 엑사원이 생성한 결과물을 제품에 활용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통해 패턴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를 화장품 패키지 디자인에 적용했다.
LG는 앞으로 바이오와 화학 분야에서도 엑사원을 활용해 새로운 단백질 구조 제안 및 소재 성능 예측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엑사원은 챗GPT 등 일반 생성형 AI와 달리 분자구조식과 각종 차트를 이해하는 등 전문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배 원장은 “챗GPT가 일반 영역에서 AI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면 이제 기업 업무 분야에서도 AI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때”라며 “여러 전문 분야에서 맞춤형 AI를 개발하는 버티컬 전략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향후 전 분야로 적용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