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고객의 변화로부터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해결책을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마련하겠습니다.”
김진현 우리은행 DI추진본부 본부장은 비대면 환경에 강한 디지털 경영 전문가다. 김 본부장은 전 직장인 삼성화재에서도 인터넷장기영업부를 이끌며 비대면 채널을 통해 고객을 대거 늘린 경험이 있다. 그는 이같은 경험을 살려 2021년부터 우리은행에서 비대면 채널에서의 고객 경험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금융환경이 디지털화 되면서 지점에서 제공했던 경험을 인터넷과 앱에서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고객이 앱과 웹에서 움직이는 동선을 보고, 어디에 허들이 있는지 또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데이터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올해 우리은행의 비정형데이터 자산화 인프라를 구축· 완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비정형데이터 자산화는 조병규 우리은행 신임 행장이 경영기획그룹장이었을 때부터 데이터 활용을 위해 함께 고민했던 프로젝트로, 약 2년간 김 본부장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 중인 내용이다.
김 본부장은 “은행이 보유한 지식자산을 머신러너블 하게 만들어 데이터 패턴을 발견하고 활용할 것”이라며 “모든 문서 규정, 법규뿐만 아니라 매뉴얼, 설명서, 보고서 등 모든 자료의 선후 관계를 정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비정형데이터 자산화를 통해 기존 계정계나 정보계에 있는 문서를 발생한 순서대로 데이터화 시킨다. 이같이 데이터 자산화가 이뤄지면 향후 대고객 서비스에 적용했을 때 고객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리에 관련해 질문할 경우 현재 금리와 특정 시점의 금리를 비교해 답변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비정형데이터를 활용, 금융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 중이다. 김 본부장은 “올해 12월에는 비정형데이터 자산을 적용한 AI휴먼과 챗봇 등을 고객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상품 비밀번호 변경, 한도 계좌 해제 등 간단한 업무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향후 고객 서비스 전체에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 본부장은 고객에게 맞춤형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전체 고객 접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고객데이터플랫폼(CDP) 인프라를 하반기 완료한다. 영업점 창구, 비대면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스마트 키오스크, 현금자동인출기(ATM) 등 모든 고객 접점에서 일어나는 로그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은행 업무 중 필요한 것들을 실시간으로 제안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비대면 환경에서 고객에게 가장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겠다”며 “고객이 나만의 큐레이션 금융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빅테크와 경쟁 가능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