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은 철강과 유리,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된다. 하지만 누출 사고가 발생하면 인체에 치명적 손상을 입혀 죽음의 가스로 불리기도 한다. 미량의 불산이 누출되더라고 이를 실시간 감지할 수 있는 정확한 센서가 필요한 이유다.
포스텍(POSTECH) IT융합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백창기 교수, 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 곽현탁 씨 연구팀이 매우 적은 양의 불소 화합물도 검출할 수 있는 초경량·고감도 센서를 개발했다.
현재 산업현장에 주로 사용되는 불산 감지센서는 크기가 매우 크다. 제작 기술도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현장에 맞는 센서를 설치하기 어렵다. 크기가 작고 가벼우면서도 아주 적은 양의 불산도 감지할 수 있는 센서 제작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센서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10나노미터(㎚) 두께의 실리콘 나노시트를 사용했으며, 반응성이 높은 불화 란탄(Lanthanum Fluoride)을 불소 감지막으로 활용했다. 또 트랜지스터로 불산의 농도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시킴으로써 아주 적은 양의 불산도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하는 초경량·고감도 불산 센서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시험결과 대기나 수중에서 불산 가스와 용액을 선택적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센서와 비교했을때 가스 형태의 불산을 약 3.3배, 용액 상태의 불산을 약 390배 더 잘 감지했다. 실시간으로 주입되는 불산의 농도를 오차율 5% 이내로 검출했다. 또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를 활용한 모바일 센서 시스템을 구축해 차세대 불산 검출 센서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백창기 교수는 “실리콘 반도체 공정기술을 활용, 기존 상용화학센서 대비 초소형, 저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다”며 “다양한 유해 화학가스를 검출하는 모바일 시스템을 개발해 우리나라 자체 기술을 적용한 안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명품인재양성사업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센서분야 세계 학술지 '센서와 작동기 B:화학'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