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고객 확보의 선봉장이 됐다. 2개의 유기발광층을 쌓는 탠덤 OLED가 주인공으로, 프리미엄 완성차 라인업에 잇따라 탑재됐다. LG디스플레이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연이어 완성차 고객사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프리미엄 라인과 제너럴모터스(GM) 캐딜락이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채택했다. 벤츠 대표 기함인 S클래스 주요 라인업에 적용됐다. 운전석과 조수석, 중앙 디스플레이 3개를 하나로 연결한 하이퍼스크린을 전기차 라인업에 탑재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GM 캐딜락에는 38인치 커브드 OLED를 공급했다. 캐딜락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스컬레이드'가 최초 탠덤 OLED 탑재 차량으로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에는 제네시스 GV80 부분 변경 모델에도 적용됐다. 현대차가 메인 디스플레이에 OLED를 적용한 건 처음이다. 향후 제네시스 라인업에 OLED가 추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현대차, 벤츠, 캐딜락 외에도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과 10여개 차량용 OLED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포르쉐, 아우디를 비롯 미국 전기차 브랜드 루시드 등과도 차량용 OLED 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고객 확보 '일등공신'은 탠덤 OLED다. LG디스플레이가 처음 개발한 기술로,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2-스택'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 1개층 대비 전체 두께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유기발광층을 한 층 추가 배치해 수명이 길다. 고휘도에 내구성이 강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론적으로 화면 밝기는 기존 대비 2배, 수명은 4배 향상된다.
탠덤 OLED는 플라스틱 기판의 얇고 유연한 특징 때문에 커브드 등 다양한 디자인도 구현할 수 있다. 유해물질 사용을 최소화해 글로벌 검사·인증 기관 SGS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세대 탠덤 OLED을 본격 양산했다. 기존 1세대 대비 휘도와 수명을 개선하고 소비전력을 40% 낮췄다. 유기발광 소자 효율을 개선해 성능을 대폭 개선할 수 있었다. 이미 1세대 탠덤 OLED로 기술력이 입증된 만큼, 시장 확산 속도가 빠르다. 앞서 1세대 탠덤 OLED를 채택했던 완성차 고객사도 신규 라인부터는 2세대 탠덤 OLED를 적용하고 있다.
차량용 OLED는 LG디스플레이 실적을 개선할 승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옴디아는 최근 차량용 OLED 패널 출하 전망치를 기존 89만대에서 114만대로 약 30% 상향 조정했다. 차량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연평균 45%씩 급성장하며 2026년에는 5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추진 중인 '수주형 사업' 구조로의 전환을 앞당길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대표적인 수주형 사업을 올해 40%에서 2~3년 내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