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데이터전문기관 첫 탄생...비씨카드·신한카드·쿠콘 등 8곳 지정

데이터 전문기관
데이터 전문기관

금융당국이 비씨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쿠콘 등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했다. 민간 금융사들이 대거 데이터 전문기관에 진입함으로서 혁신 금융 서비스 출시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9일 회의를 열고 비씨카드, 삼성SDS, 삼성카드, 신한은행, 신한카드, LGCNS, 쿠콘, 통계청 등 총 8개 기관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했다. 이전까지 신용정보법에 따라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은 곳은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금융결제원, 국세청 등 4곳이었다. 이번 추가 지정으로 민간 사업자도 데이터전문기관에 합류했다.

다만, 금융위는 통계청을 제외한 민간 데이터전문기관 7개사에 대해 연간 데이터 결합실적 중 50% 이상을 본인·관계사·계열사가 아닌 외부 이용기관에 제공하는 내용의 부대조건을 부과했다. 데이터전문기관이 자가결합(데이터전문기관이 스스로 보유한 데이터와 제3자의 데이터를 결합하는 경우)이나 관계·계열사 등에 대한 내부 데이터 결합에 치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신용정보 같은 금융데이터의 익명·가명 처리 적정성을 평가한 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다른 데이터와 결합하는 곳이다.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위가 지정한다. 예를 들어 금융회사와 통신사가 양사 데이터를 결합하려는 경우 각각 데이터 전문기관에 결합할 정보를 전송하고, 데이터 전문기관은 데이터를 묶은 후 이를 다시 양사에 제공한다. 데이터 전문기관 자격 획득은 혁신 금융 서비스를 위한 필수 관문으로 여겨진다.

민간 사업자에게 데이터 전문기관을 개방 하자마자 카드사들이 대거 합류한 것이 눈에 띈다. 카드사들은 데이터 결합을 통해 여신, 지급결제 등 기존 사업 구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비즈니스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용정보와 가명정보를 결합하면 지역별, 나이별, 성별 소비행태 분석을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어 카드 추천 등 상품 기획에 활용할 수 있다.

삼성 SDS, LG CNS 같은 SI·데이터 업체 역시 신용정보를 추가 활용해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SI 기업은 결합전문기관으로 기존에 가명정보만 활용할 수 있었지만, 이번 지정으로 비금융데이터와 금융데이터를 모두 다룰 수 있게 됐다.

데이터 전문 기업 쿠콘은 이종 산업 간 데이터 결합 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대형 금융기관 수준 금융보안 클라우드 센터를 운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데이터 산업 전반에 걸친 데이터 부족·독점 현상 개선에 나선다. 금융기관, 핀테크, 빅테크, 공공에 걸친 1900여개 이상 고객에게 혁신 금융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카드사의 금융정보와 배달플랫폼·온라인쇼핑의 비금융정보가 결합해 대안신용평가모형이 고도화되고 맞춤형 금융 상품 등장해 소비자 편익이 증진될 것”이라면서 “또 정밀한 상권·소비형태 분석으로 소상공인 영업력 제고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