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수해로 인한 피해를 인재로 규정하고 정부·여당이 남 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여·야·정 TF(태스크포스) 대신 여야만 참여하는 TF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재난의 원인을 과거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남 탓하지 말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여당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수자원 관리를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일원화해 수해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충청북도 청주시는 광역자치단체장과 지방자치단체장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박 원내대표는 “재난까지도 전 정부 탓으로 돌리려는 정부의 모습에서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 이는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하는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똑같은 폭우 상황에서 전북 군산시는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나지 않았지만 청주시는 많은 인명피해가 났다. 차이는 공직자의 철저한 대비”라며 “인재임을 명확하게 인지해야 한다.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고 복구·수습이 끝난 뒤에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여·야·정 TF 대신 여야 TF라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수해 복구와 피해 지원 등을 위해 여·야·정 TF 구성을 꺼낸 바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여전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 측의 참여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여·야·정 TF 구성을 제안했다. 정부가 참여하는 것이 거북하다면 여야 TF를 꾸리자”고 말했다. “관건은 속도”라며 “여야 TF를 구성해서 수해 복구와 피해 지원,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함께 나설 것을 거듭 요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피해를 본 국민들의 실질적 지원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수해로 피해를 본 국민들의 생계가 회복될 수 있도록 피해복구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 재난관리 기본법과 농업 재해법 재정, 도시침수와 하천범람 예방법 등 관련법 처리가 필요하다”며 “지하차도 안전 시스템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해 지역에 투입한 군 장병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해병대 소속의 한 병사는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다. 이후 해당 병사는 숨진 채 발견됐다. 해병대는 당시 대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원내대표는 “국방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원인을 규명하고 위험 현장에 함께하는 장병들의 안전 대책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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