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금융사 자금세탁방지(AML) 보고책임자는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금세탁방지 업무 책임성·전문성 강화 방안'을 20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이사회·대표이사·준법감시인·보고책임자 역할과 책임을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보고책임자 전문성·독립성을 강화한 것이다.
우선 보고책임자 자격요건을 도입하고, 최소 직위를 보장한다. 자금세탁방지 업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취지다.
앞으로는 2년 이상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수행한 전문가를 보고책임자로 임명해야 한다. 다만, 2022년 기준 약 9100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자금세탁방지 의무가 부여되고 있으나 AML 전문가가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 지배구조법에 따라 준법감시인을 둬야 하는 금융회사에 한정해 자격요건을 적용한다. 고시한 날로부터 2년 6개월 유예기간을 부여할 예정이다.
또 국제기준을 감안해 금융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발생하는 은행은 보고책임자를 업무집행책임자로 하고, 나머지 대규모 금융회사(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 중 준법감시인을 임명해야하는 금융회사)는 준법감시인 바로 아래 직위로 두도록 했다.
이 밖에 자금세탁방지 관련 이사회가 감독해야하는 경영진 범위를 대표이사·준법감시인·보고책임자로 구체화하고, 감독내용도 취약점에 대한 개선지시·조치결과·승인·검토 등으로 세분화했다.
대표이사는 자금세탁방지(AML) 보고책임자를 임명해야하고 업무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보고책임자 등으로부터 자금세탁방지 업무수행 관련 취약점을 보고받고, 이를 개선해야한다. 준법감시인이 보고책임자를 겸직해 보고책임자로서 특금법상 의무를 위반한 행위자가 되는 경우, 대표이사는 준법감시인에 대한 감독자로서 책임을 져야한다.
이윤수 금융정보분석원장은 “가상자산 등 새로운 자금세탁위험이 증가하고 자금세탁기법이 고도화·전문화되는 상황에서 자금세탁방지 체계도 환경변화에 발맞춰 내실 있는 운용이 필요하다”면서 “제도개선으로 금융회사 내 역할과 책임이 보다 명확하게 정비됨에 따라 자율적이면서도 책임감 있는 자금세탁방지 업무수행이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금융회사 의견을 반영해 금년 하반기 중 '자금세탁방지 및 공중협박자금조달금지에 관한 업무규정'을 개정해 고시한다. 금융회사의 내규 개정·관련 조직 정비 등 준비기간을 고려해 고시 6개월 후인 2024년 상반기 중 시행할 예정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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