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최대 100억원 규모 지분투자와 연구개발(R&D) 자금이 투입되는 딥테크 챌린지 프로젝트(DCP)가 가동된다. 반도체 분야 해외 독점 검사장비기술, 차세대 전고체 이차전지용 파우치·배리어 핵심 기술 등 다양한 기술수요를 검토 중이다.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사업화 성과를 높이기 위한 각종 지원이 본격화할 예정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처음으로 도입하는 고위험·고성과 프로젝트, 이른바 DCP 세부 과제에 대한 기획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우주항공·해양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및 탄소중립 분야에서 민관이 중점 지원할 핵심기술에 대한 기술수요조사를 마쳤다. 다음달 중 접수된 과제기획 제안요청서(RFP) 가운데 우선 추진할 2개 프로젝트를 추려 최종 과제를 확정할 계획이다.
최종 확정된 프로젝트에는 최대 100억원을 지원한다. 스케일업팁스 등 운용사 투자 최대 20억원과 모태펀드 매칭투자 40억원, 출연 방식 R&D 지원 30억원을 투입한다. 실패 위험이 큰 과제를 민간과 함께 발굴해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정부 지원을 대폭 늘렸다.
지난 3월 정부 지원계획 발표 안팎으로 장기간 RFP 기획 검토가 이뤄진 것 역시 사업화 단계에서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스케일업팁스 등 사업화기관과 산업계가 과제 발굴에 나선 이유도 기술 및 시장 동향을 함께 살피기 위해서다.
중기부 관계자는 “고위험·고성과 프로젝트 추진은 오랜기간 불거졌던 R&D 지원에 따른 사업화 성과가 미진하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과제”라면서 “이번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R&D 사업 전반에서 사업화 성과를 향상시키 위한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간 중소기업 R&D의 경우 단기 소액 위주 사업으로 인해 성공률 대비 사업화 실적이 미미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정부 R&D 예산은 연평균 13.3% 증가했지만 연평균 사업화 성과 증가율은 4.1%에 불과했다.
산하기관도 지원체계 개편에 한창이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하 기정원)은 연말 '중소기업 R&D 사업화 주간'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간 산발적으로 열리던 중소기업 R&D 사업화 관련 행사를 하나로 묶어 주간단위 행사를 준비한다.
기술보증기금도 기술거래와 연계해 우수 R&D 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한 신규 사업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21년 개정된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에 따라 기보에 중소기업 기술거래 및 사업화 촉진을 위한 전용 계정이 설치되고 재원이 마련되면서다. 기보는 현재 기술이전 연계형 지원사업을 통해 R&D 사업화 성과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용역을 통해 살피고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는 중소기업 R&D 정책이 단순 기획과 수행 단계 지원을 넘어 R&D 이후 기술거래와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R&D 후공정에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 “R&D 제도 개편에 따른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