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에서 동시 개봉한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가 각각 다른 팬층을 사로잡으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박스오피스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바비'는 21일 개봉 첫날 북미에서만 7080만 달러(약 908억원) 수익을, '오펜하이머'는 3308만 달러(약 424억원) 수익을 거뒀다.
같은 날 인기 프랜차이즈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은 556만 달러(약 71억원) 수익에 그쳤다.
주말 매출로 계산하면 '바비'는 1억 5500만 달러(약 1988억원)를 벌어들였다. 올해 북미 극장가 주말 매출 가운데 최고치며, 북미 역사상 최고 주말 매출액 4위다. '오펜하이머'는 예상치인 5000만 달러를 훨씬 웃도는 8050만 달러(약 1032억원) 매출을 기록해 '바비'의 뒤를 이었다.
북미에서 같은 날(21일) 개봉한 '바비'(Barbi)와 '오펜하이머'(Oppenheimer)는 온라인상에서 '바벤하이머'(Barbenheimer)로 묶어서 불리고 있다. 정반대 장르로 서로 다른 관객층을 겨냥하고 있는 두 영화는 같은 날 개봉해 시너지를 내고 있는 양상이다.
'여름은 블록버스터'라는 공식을 깨고 '바벤하이머'가 흥행하자 영화 관계자들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미국 영화관 체인 AMC의 마이크 샘슨 현장 마케팅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 영화들은 여름 블록버스터 스타일도 아니다”라며 “스타워즈나 마블 같은 시리즈가 후속작을 견인하는 것 대신 서로 다른 두 영화가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스오피스닷컴의 수석 애널리스트 숀 로빈스는 “누구도 '오펜하이머'와 '바비'의 이런 흥행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고 로비 주연 영화 '바비'(감독 그레타 거윅)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19일 국내 개봉했다.
킬리언 머피 주연 영화 '오펜하이머'(감독 크리스토퍼 놀란)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 지도 모르는 선택을 해야 하는 천재 과학자의 핵개발 프로젝트를 담았다. 국내에서는 내달 15일 개봉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