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들이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고 있어요.(회의) 먼저 하세요”
카카오페이가 자동화 프로세스를 적극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업무 협업툴 슬랙의 자동화 애플리케이션 '슬랙봇'을 커스터마이즈 해 회의, 업데이트 배포, 교육, 자료검색 등 각종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로 쓰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해 연말부터 내부에 도입한 '죠르디 회의봇'은 올 상반기까지 800여명 가입자를 확보했다. 7월 기준 카카오페이 전 직원 80% 이상이 활용하며 보편적 회의도구로 자리잡았다.
죠르디 회의봇은 가입자에게 △회의 일정·장소 알리기 △회의 참석 독려 △참석 여부 피드백 등을 슬랙에서 간편히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 인기 캐릭터 죠르디를 활용한 이미지와 텍스트로 효율적인 회의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전화나 개인 메세지가 아닌 자동화 툴로 의사를 전달해 부담이 적다는 평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지난해 조직문화 재정비를 진행하며 회의 문화 중요성을 크게 인지해, 캠페인과 더불어 사내 시스템 차원에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면서 “회의 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을 기술을 통해 실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죠르디 회의 봇 외에도 업데이트 배포, 자료검색 등을 슬랙 봇을 통해 자동화 했다.
신규 기능나 버그 수정을 서비스에 적용하는 '배포' 자동화 봇이 대표적이다. 카카오페이 같은 금융회사는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라 프로그래머와 오퍼레이터(배포자)를 분리해야 한다. 때문에 신규 서비스나 버그 수정 등을 적용할 때 두 조직 사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야 한다.
배포봇은 기존 카카오페이 SRE(Site Reliability Engineering)팀이 일일히 개발자들과 수작업으로 진행했던 배포 커뮤니케이션을 체계화했다. 신규 배포 요청서가 들어오면 △배포 담당자를 결정하고 △배포 진행 스레드(프로세스)를 생성해 △배포 요청자에게 배포 시각이나 순서를 확인하는 절차를 자동화했다. 기존 수작업 커뮤니케이션에서 오는 피로감이나 실수를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용어집도 자동화 봇을 통해 접근성을 높였다. 자금방지세탁(AML), FDA(금융사기방지) 같은 생소한 금융 용어나 증권, 보험 분야의 프로젝트를 설명한 용어집을 정리하고 이를 키워드로 찾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척척박사 봇'으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지난해 사내 해커톤 '카페톤'을 통해 개발해, 올해 4월 전사 적용했다. 기존 직원은 물론 신규 입사자 교육과정에 활용하면서 높은 사용량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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