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금융권에 부는 생성형 AI바람.. 5대 은행 '각양각색'

[스페셜리포트] 금융권에 부는 생성형 AI바람.. 5대 은행 '각양각색'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5대 시중은행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적용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효율성 제고를 위한 내부 업무 적용에서부터 고객 편의를 향상시킬 수 있는 대고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생성형 AI 활용을 시도한다.

은행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전문적인 금융언어모델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챗GPT나 바드와 같은 글로벌기업의 초거대언어모델(LLM)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LLM을 연구 중인 LG AI연구원, KT, 네이버 등과의 협업도 검토한다. 직접 자체 모델 개발에 나선 곳까지 있다.

금융 서비스의 생성형 AI 도입은 AI 생태계 자체를 확장시키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 5대 은행서 생성형 AI 실증 이어져

5대 시중은행은 생성형 AI 적용을 위해 전담 조직을 결성하는 등 데이터와 AI 전문인력의 역량을 집중해 다양한 실증(PoC)을 이어가고 있다. 각 사업자들은 실증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조만간 실제 사업과 대고객 서비스로도 선보일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생성형 AI 기업과의 협력을 고민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KT, LG AI연구원, 네이버 등 국내 LLM 기업들과 대출 상품 153개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PoC)을 진행했다.

국내 기업과의 협력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면 국내 생성형 AI 생태계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신한은행은 적절한 협력 모델을 찾기 위해 국내 기업 외에 챗GPT를 기반으로 한 실증 등도 진행했다.

신한은행은 실증 결과물을 기반으로 금융언어모델을 대고객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로드맵을 수립한다. 더불어 AI에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를 정제하는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같은 작업은 생성형 AI의 금융서비스 적용을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가 담당하고 있다. AI, 데이터 관련 업무를 주도하던 디지털혁신단을 주축으로 TF가 구성됐다.

NH농협은행은 바드, 챗GPT를 활용한 실증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 국내 생성형 AI 관련 스타트업과도 협업을 진행했다. 조만간 실제 사업을 위한 업체도 선정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내부직원 업무 효율화뿐만 아니라 챗봇 등 대고객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특히 생성형 AI를 활용해 일부 영업점에서 선보이는 AI은행원을 실시간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고도화 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디지털 R&D센터 주도로 AI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R&D센터는 생성형 AI를 포함한 AI 사고 방지 등을 위한 AI거버넌스도 수립, 운영을 맡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은행 데이터·제휴본부와 하나금융융합기술원 등이 주도해 금융 분야에 특화된 자체 버티컬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하나금융융합기술원에는 현재 10명 이상의 언어모델 전문가가 언어모델을 만드는 데 투입돼 있다.

자체 금융 특화 거대언어모델은 기존 거대언어모델보다 파라미터 수를 10분의 1로 줄여 GPU 비용은 낮추되 금융회사에서 필요한 분야만 집중 학습시키는 버티컬 거대언어모델을 구현한다.

이같은 자체 모델은 내년 고도화 예정인 모바일 AI뱅커 등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한 챗봇, 콜봇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은행은 DI추진본부 내 초거대AI팀을 꾸려 금융 특화 생성형 AI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특히 비정형데이터 자산화를 통한 금융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비정형데이터 자산화는 계정계나 정보계에 있는 문서를 발생한 순서대로 데이터화 시키는 작업이다.

순서대로 정리된 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금융거대언어모델을 대고객 서비스에 적용하면, 고객의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리에 관련해 질문할 경우 현재 금리와 특정 시점의 금리를 비교해 답변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연말에는 비정형데이터 자산을 적용한 AI휴먼과 챗봇 등을 우선 선보일 예정이다. 상품 비밀번호 변경, 한도 계좌 해제 등 간단한 업무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보다 많은 서비스에 적용을 확대시킨다.

KB국민은행은 금융AI센터가 주축이 돼 'KB-GPT' 데모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국민은행은 KB-GPT를 활용한 실증을 통해 직원이 처리하는 단순 업무를 줄이는 등 생성형 AI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KB-GPT는 KB 써치(Search) GPT, 챗(Chat) GPT, 뉴스GPT, DOC GPT, 코볼(COBOL)GPT, sql GPT, AD GPT, RPA GPT의 8가지 GPT 기능을 선보인다.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금융 서비스 내 검색, 채팅, 요약, 문서작성, 코딩 기능을 모두 GPT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면 고객 질문에 대해 써치 GPT가 데이터에서 유사한 답변을 찾고, 질문과 종합 분석해 챗 GPT가 답변을 생성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 생성형 AI 금융권 이식... 서비스 제고·혁신 기대

금융권은 금융 특화 거대언어모델을 통해 특정 목적인 금융 분야에 한해서는 정확한 답을 내놓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의도다. 설사 일상적인 질문을 완벽하게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예·적금, 대출 등 상품이나 금융지식에 관련된 것들은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완벽한 수준의 답변을 내놓는 AI를 선보이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기존 AI뱅커는 시나리오 기반으로 작동돼 질문을 하면 검색을 통해 답변해주는 데 그쳤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적용되면 금융 서비스에 한해서는 고객 편의대로 질문해도 정확도가 높은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

특히 금융 업무의 절차나 제공 상품이 유사한 만큼 향후 누가 더 양질의 데이터를 입력하고 우수한 질문을 줄 수 있느냐에 따라 서비스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이 생성형 AI를 도입하면 업계 기술장벽이 빠르게 허물어질 것”이라며 AI비서로 서비스 질을 제고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한 빠른 결정도 가능해져 업무 자동화로 기존 인력을 고부가 가치 업무에 집중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