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대기업 일자리 1만개 늘렸다...삼성전자 1위

국내 대기업들이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1만명 가까이 고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삼성전자는 2000명 넘게 순고용을 실시하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2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중 합병·분할 등이 있었던 25곳을 제외한 475개 기업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고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순고용이 전년 말 대비 9314명 늘었다.

순고용 인원은 국민연금 신규 가입자격 취득자에서 자격 상실자를 뺀 수치로 순증감 인원을 의미한다.

2023년 상반기 순고용 증가 상위 10개사(자료: CEO스코어)
2023년 상반기 순고용 증가 상위 10개사(자료: CEO스코어)

올해 상반기 500대기업의 국민연금 가입자격 누적 취득자는 14만6970명, 상실자는 13만7656명이었다. 국민연금 상실자는 전년 상반기(15만232명)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취득자는 전년 상반기(16만4877명) 대비 큰 폭으로 줄어 순고용 증가 규모가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전체 21개 업종 중 조선·기계·설비를 비롯한 18개 업종에서 순고용이 늘었다.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조선·기계·설비로 2142명이 늘었고, 서비스업이 2132명으로 뒤를 이었다. 식음료(1279명), 석유화학(1206명), 공기업(1151명), 건설·건자재(1017명) 등도 1000명을 넘기며 순고용이 많이 늘어난 업종에 속했다.

반대로 순고용 감소는 IT·전기전자가 974명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유통(-756명), 증권(-301명) 업종도 올 상반기 순고용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순고용 증가가 2275명으로 전체 조사대상 기업 중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국민연금 취득자가 5839명, 상실자는 3564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조사 기업 중 유일하게 순고용 증가 인원이 2000명을 넘겼다.

뒤이어 한국철도공사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1419명, 1057명씩 늘어 순고용 증가폭이 1000명을 넘겼다. 씨제이올리브영(859명) △에스씨케이컴퍼니(829명) △삼구아이앤씨(751명) △LG에너지솔루션(749명) △삼성물산(690명) △농협은행(468명) △포스코퓨처엠(456명) 등도 순고용 규모가 컸다.

반면 올 상반기 순고용 감소폭이 가장 큰 기업은 LG이노텍으로, 2665명이 줄었다. 뒤이어 LG디스플레이가 1201명 줄며 각각 1000명이 넘는 감소폭을 보였다. 특히 LG이노텍의 고용 감소폭이 큰 것은 고객들의 수요가 집중되는 하반기에는 비정규직 채용을 크게 늘리는 데 반해 이듬해 상반기에는 계약 해지자가 증가하는 업종 특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순고용 감소폭이 컸던 10개 기업은 △이마트(-773명) △한국도로공사(-589명) △기아(-453명) △국민은행(-432명) △롯데쇼핑(-425명) △홈플러스(-394명) △한국마사회(-384명) △카카오엔터테인먼트(-383명) 등이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