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춤했던 침입 범죄가 엔데믹에 들어선 뒤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엔데믹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인 올 8월 침입 범죄는 새벽시간에 집중되고 빈 매장을 대상으로 소액 현금을 노리는 '생계형 범죄'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에스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름 휴가철 범죄 동향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3년간 침입 범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는 최근 3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침입 범죄가 연평균 25.8% 감소했으나, 올해 상반기 엔데믹 전환 후 전년 대비 15.2% 증가했다고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 여름 휴가철에도 침입 범죄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여름 휴가철(7월 둘째 주~8월 셋째 주) 침입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난 시기는 8월 첫째 주와 둘째 주(42.5%)로 나타났다. 시간대를 보면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새벽시간대(65.8%)가 가장 높았다. 특히 새벽 1시에서 4시 사이에 가장 많은 범죄가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오전 시간대(6∼12시, 13.5%), 오후 시간대(12∼18시, 7.2%)가 뒤를 이었다.
침입 장소 분석 결과, 마트·편의점·의류점 등 일반 매장(44.2%)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음식점(26.1%), 사무실(7.2%) 순이었다. 침입 범죄 대다수(78.5%)가 현금을 노린 범죄였다. 특히 현금을 노린 범죄의 88.2%가 100만원 이하의 소액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 행위자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31.6%)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30대(19.3%), 40대(19.3%), 50대(19.3%), 10대(7.0%), 60대(3.5%) 순이었다.
에스원 관계자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소액 현금을 노리는 '생계형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현금을 금고에 보관하고 잠금장치를 이중으로 설치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에스원은 침입 범죄 동향만을 분석했던 지난해와 달리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는 정보보안 범죄 동향까지 함께 분석했다.
에스원 정보보안관제센터는 사이버공격 시도가 지난해 하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20.5%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에스원 정보보안 침입 데이터 분석 결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 시도(94.9%)가 압도적으로 높았고, 공장(3.6%), 교육시설(1.0%), 병원(0.3%) 등이 뒤를 이었다.
해커들은 웹사이트의 허점을 파고드는 '웹 취약점' 기반 공격을 많이 사용했다. 악의적인 목적으로 웹 서버에 접근해 기업 정보자산을 탈취하는 방식이다.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객을 노리는 정보보안 범죄도 주의해야 한다. '여행상품', '초특가할인', '무료혜택' 등 키워드를 제목으로 한 이메일이나 문자에 악성코드를 심어 보내는 '피싱·스미싱' 수법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휴가 준비로 들뜬 마음에 함부로 첨부 파일을 클릭하면 중요한 정보자산이 유출돼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에스원 관계자는 “휴가를 떠나기 전 현금 도난 등의 침입 범죄에 대한 대비는 물론 바이러스 백신, 안티 랜섬웨어, 백업 등의 개인용 컴퓨터(PC) 통합보안 솔루션을 통해 정보자산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