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수립한 제1차 탄소중립기본계획을 보면, 산업부문은 2018년 대비 11.4%의 감축목표와 함께 다양한 감축수단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에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사업자들은 기존의 화석연료를 LNG와 바이오매스로 연료전환하여 감축하는 방안과 이를 위한 감축 지원이 명시되어 있다.
산업단지 열병합 연료전환을 바이오매스로 하려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는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소 대부분이 20M-300M정도의 중소규모 석탄발전소라는 점이다. 석탄발전과 바이오매스발전은 유사해서 기존 발전소 설계수명이 남아 있어도 부분적으로 설비를 교체하고 보완하면 단기간에 바이오매스로 전환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경제성의 문제다. 산업단지 열병합의 주요 기능은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에게 공정용 열과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어서 연료의 경제성은 제품 단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좌우하는 큰 요소 중 하나인 셈이다.
바이오매스는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나, 화력발전 연료로 충분할 만큼 존재하는 것이 목질계 바이오매스다. 목질계 바이오매스는 산림자원의 효과적 이용을 위한 선순환 구조, 탄소의 흡수와 산소의 배출 그리고 고령화된 목재자원 활용 및 새로운 식목활동을 통한 연쇄적 산소-탄소 순환의 사이클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반면, 연료로 쓰일 경우 탄소배출량이 석탄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두얼굴의 바이오매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시시비비는 있지만 국제에너지기구가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있고 탄소중립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상황이다. 수출 제조기업 경제성을 확보하면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이행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발견될 때까지 차선책으로 활용할 가치는 충분하다.
이런 이유로 산업단지 열병합 발전 사업자들은 기존 석탄 연료에서 LNG와 바이오매스로의 연료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바이오매스로의 전환을 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당수의 화석연료발전소가 바이오매스 연료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선 산림자원을 이용하는 산업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가 발전연료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목재 연관 산업의 원료가격이 급등하고 심지어 연료와 제품에 동시 사용이 가능한 국내산 미이용 산림 원료는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갈등 해결방안으로 기존 수입산 바이오매스 발전의 REC 가중치를 하향조정하는 방안이 논의 되고 있다.
산업간 갈등은 당연히 해결돼야 한다. 하지만, 수입산 바이오매스는 문제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REC 가중치 하향조정은 산업단지 열병합 발전소 경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문제의 본질이 산림자원 공급부족이니, 최선의 해결책은 목재이용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라고 본다. 우리나라 석탄 산업이 소멸된 지금 목질계 바이오매스가 그 대체재로서 국내유일의 부존 연료가 됐다. 차선책으로 국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총량을 연료용과 기타 산업용으로 구분해 할당하는 방법도 있고, 기존 수입산 사용량을 점진적으로 감축하고 국내산으로 점증 대체토록 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경당문노 직당문비(畊當問奴 織當問婢)”하라고 했다. 문제와 해답은 공급자와 사용자에게 있으니, 공급자와 사용자, 사용자와 또 다른 사용자간의 소통을 통해 개선방안을 얻는 것이 최고의 답이 될 것이다.
목재이용 사업자간 소통으로 상생 가능한 개선안이 마련돼야 한다. 중소 열병합 발전 사업자들이 국내산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를 최대한 활용해 가장 경제성 있는 방법으로 현실적인 NDC 이행을 지속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는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방순자 한국열병합발전협회 협회장 kcga@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