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열린 과방위 '반쪽'…우주항공청 논의 '공전'

장제원 “우주항공청 설립 못하면
역사에 죄 짓는 것” 야당 압박
민주당 “일방적 개의” 전원불참
'안건조정위 회부 신청' 맞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두달 만에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반쪽회의로 진행됐다. 장제원 과방위 위원장이 우주항공청 설립 논의를 미룰 수 없다며 단독 개의하면서 더불어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민주당이 우주항공청 특별법에 대해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신청하면서 항공청 출범 시기는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장제원 위원장이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장제원 위원장이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전 세계가 우주항공산업에 투자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국가적 총력 대응은 고사하고 컨트롤타워조차 설치하지 못한 실정”이라며 “이 기회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 무한정 시간을 두고 심사해서 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직권으로 회의를 개의한 건 과방위를 하루 빨리 정상화시키기 위한 위원장으로서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또 장 위원장은 “이미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8월 내에 통과시켜주면 민주당이 원하는대로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며 “과방위에서 실기한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며 야당을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우주항공청 특별법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신청했다.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명분도 실효도 없는 반쪽 회의에 연구기관장들을 불러 윽박지르고 여론을 선동하겠다는 것”이라며 “사실상 당정협의에 불과한 회의”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장 위원장은 애초에 상임위 정상화나 우주개발전담기구에는 1도 관심이 없고 그가 진심인 것은 오로지 용산을 향한 충성경쟁과 보여주기식 쇼 뿐”이라며 “장 위원장에게 맡겨두었다간 우주개발전담기구 설립 논의가 끝없이 표류할 것”이라며 '선 사퇴, 후 논의'를 재차 촉구했다.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그동안의 운영 행태를 보면 위원장직 사퇴 선언도 전혀 진정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민정 의원도 “과방위 안에서도 무정부가 똑같이 재현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과방위는 이날 전체회의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김효재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등을 출석시켜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종호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글로벌 과학기술 강국, 디지털 모범국가실현을 목표로 다섯 가지 과제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며 △우주개발 성과 확대 △전략기술 육성과 미래산업 선점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과 디지털 경쟁력 강화 △디지털 안전망 강화 △우수인재 양성과 지역혁신역량 육성 등의 계획을 공유했다.

이 장관은 “우주 벤처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민간 발사장 우주환경시험시설 등 인프라를 내년부터 구축해 나갈 계획이며, 우주벤처기업 전용펀드도 차질 없이 조성해 운영하겠다”며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국회 입법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려면서 그는 우주항공청 조직과 관련해 “초기부터 전체 규모나 소관 업무 분야, 인력들을 얘기하기보다는 우선 '청(과기부 외청)' 조직으로 출발하는 게 맞다”며 “이후 점진적으로 상황을 보고 환경 변화가 있어 '부'로 승격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관련해서는 “관련 부처 TF에 참여해 방사성 물질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 모델 개발 등 R&D를 통한 과학적 검증과 IAEA 등 원자력 분야 국제기구와의 소통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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