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연이어 갈아치우면서 하반기에도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 2분기 매출은 42조2497억원, 영업이익은 4조23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작년 4분기(38조5236억원),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3조5927억원)를 각각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현대차는 하반기 비즈니스 역량을 전기차에 집중할 전망이다. 2030년 200만대 전기차 판매량 달성의 깃발을 꼽기 위해 풀액셀을 밟는다. 지금의 10배 달하는 전기차 판매 목표로 2분기 영업익 4조원을 돌파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를 사전에 확보하는 차원이다.
현대차가 분기 실적 최대치를 경신한 건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경쟁에서 프리미엄 자동차가 판매 돌풍을 일으킨 결과로 풀이된다. 이미 어느 정도 수요층을 형성한 고수익 제네시스·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이어 다른 경쟁 업체 대비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전동화 분야에서도 판매 초과 달성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실적이 기대되는 건 전동화 전환에 따른 실적이 본격 반영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전기차 본격 성장기로 예상되는 2030년이 되기도 전에 판매 목표치를 올려 잡은 것도 정의선 회장의 전동화 '퍼스트 무버(선도자)' 전략이 배경이다. 과감한 패러다임 전환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를 제외하면 글로벌 대표 전기차 완성 모델 판매 기업은 아직 많지 않다. 현대차는 국산 전기차 베스트셀링 1위에 오른 아이오닉5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격전지 미국에서만 14만대가 판매되면서 세계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차는 전동화 핵심 브랜드로 성장할 제네시스, 아이오닉 고성능 N브랜드을 앞세워 올해 33만에서 2026년 94만대, 2030년 200만대까지 전기차 판매를 최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대차는 “2030년 미국 66만대, 유럽 51만대, 한국 24만대 등 저가 경쟁이 심화되는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 주요 지역 판매 비중을 절반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커지고 글로벌 전기차 신차 출시를 위해 전기차 경쟁력 강화, 전기차 플랫폼 개발, 배터리 공급망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뿐 아니라 배터리 직접 개발로 전기차 새로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고부가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고체 배터리, 범용 전기차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이다.
정 회장은 서울대에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해 앞으로 10년 동안 3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전기차 기술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최고의 배터리 전문가 그룹과 공동 연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은 기존 배터리 업체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진화한 차세대 배터리를 누구보다 먼저 확보할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남다르다.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 기업은 아무도 없는데다 기술이 고난도로 발전해 투자가 필수인데 규모가 작으면 토요타와 같은 글로벌 대형 완성차 기업과 경쟁이 남다르다. 현대차가 전기차부터 미래 항공 모빌리티, 로봇까지 아우르는 모빌리티 핵심 부품을 선점할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전기차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와 아이오닉5N,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출시를 통한 전기차 판매 확대,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 글로벌 출시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