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에 따른 세부담이 크게 완화된다. 가업승계 증여세 저율과세 구간을 300억원으로 크게 상향하고, 연부연납 기간도 20년으로 대폭 확대한다. 업종 전환 장벽도 완화한다.
2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세법개정안'에는 중소기업 가업승계 부담을 완화하고, 창업·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한 내용이 담겼다.
중소기업계 요구가 끊이지 않았던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는 이달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힌 대로 대폭 확대했다. 기존 60억원 이상까지는 20% 세율을 적용하던 구간이 300억원 이상으로 상향됐다. 증여세를 나눠 낼 수 있는 기간(연부연납)도 기존 5년에서 20년으로 길어졌다. 표준산업분류상 중분류에서만 허용하던 업종변경 역시 대분류까지 넓혔다.
해외 건설 자회사 대여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손금산입 특례도 신설한다. 국내 건설 모회사가 지분 90% 이상을 보유한 해외 자회사에 지급한 대여금, 회수기일 이후 5년 경과할 것 등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상이다.
기관전용 사모펀드(PEF)에 적용하던 이중과제도 해소한다. 최초 출자자에게만 과세하고 모펀드와 자펀드에는 비과세를 허용한다.
직무발명보상금 비과세 한도도 상향한다.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비과세 한도를 상향하되 사용자가 개인사업자이거나 그와 친족 관계에 있는자, 법인일 경우 지배주주 또는 특수관계에 있는자에는 적용을 배제한다.
민간벤처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은 큰 틀에서 기존 안이 그대로 유지됐다. 민간모펀드에 출자할 경우 벤처기업 출자금액의 5%와 출자 증가분의 3%를 세액공제한다. 증가분은 해당연도 벤처기업 출자금액에서 직전 3년 평균 벤처기업 출자액을 뺀 값으로 계산한다. 개인투자자의 경우도 민간모펀드 출자액의 10%를 소득공제한다.
민간모펀드 운용사에 대한 혜택도 제공한다. 모펀드 운용을 맡는 창업투자회사 등 업무집행조합원(GP)의 용역에는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 개인 및 민간모펀드 운용사가 모펀드 출자로 취득한 창업·벤처기업 주식·지분에 대해서는 양도차익을 비과세한다.
기술혁신형 인수합병(M&A)에 대한 세액공제도 확대한다. 기술혁신형 M&A 세액공제는 내국법인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합병하거나 지분 50% 초과 취득할 경우 기술가치금액의 10%를 세액공제하는 제도다. 공제 대상이 되는 기술가치금액 산정 방식을 상향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중소기업계 숙원이던 가업승계 혜택이 크게 확대된 상황을 반기면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민간모펀드 혜택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벤처기업계 관계자는 “민간모펀드 세제혜택이 업계 요구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정부의 유인책 역시 지속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