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전기차 성장세에 힘입어 2분기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양사는 글로벌 경기둔화로 하반기 불확실성이 높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으로 북미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늘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LG엔솔, 6분기 연속 성장···AMPC 없이도 웃은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분기 매출 8조7735억원, 영업이익 46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 135.5%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GM 합작1공장의 안정적 양산, 원통형 배터리 판매 증가, 수율과 원가 개선 등이 호실적 원동력이다.
삼성SDI는 2분기 매출 5조8406억원, 영업이익 450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23.2%, 4.9% 늘었다. 주력 제품인 P5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 확대 영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6개 분기 연속 최대 매출 행진을 이어갔다. 또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1조938억원으로, 반기 최대 실적을 남겼다. 단,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인 GM 전기차 리콜 과정에서 발생한 1510억원의 일회성 충당금이 포함돼 지난 7일 공시한 잠정 영업이익(6116억원)보다 낮아졌다.
삼성SDI는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아직 북미 생산기지가 없는 삼성SDI는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없이도 7.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AMPC는 미국에서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면 셀과 모듈 생산분에 대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불확실성 있지만 하반기도 성장
양사는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예상된다. 주요 원재료인 수산화리튬 가격 하락이 완제품 판가에 반영되는 점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제품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로 대응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고객 재고 수준이 높아 거래선이 배터리 구매 시기 조정에 나서면서 3분기 매출은 2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4분기에는 IRA 정책이 탄력을 받고 주요 업체 구매가 회복돼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0% 중반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연간으로 IRA 크레딧을 반영하지 않아도 미드하이 수준의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에도 전기차와 ESS 중심의 성장세로 전 사업부 매출과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헝가리 신규 라인을 가동해 수요에 대응한다. P5 제품은 각형 배터리 내에서 매출 비중 50%를 상회, 실적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ESS는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강화한 신제품을 출시해 성장을 추진한다.
아울러 차세대 제품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삼성SDI는 하반기 중 고객사에 납품하는 샘플 생산을 시작해 완성차 업체의 데모 차량에 탑재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 위험성이 낮은 차세대 제품이다. 삼성SDI의 상용화 목표 시점은 오는 2027년이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