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2분기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 나갔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프리미엄 가전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전장 등 신성장 동력까지 힘을 보태면서 성장 선순환 구조가 빛을 발했다. 하반기 가전 성수기 진입에 따른 마케팅 강화와 전사 핵심 미션인 '포트폴리오 고도화'가 차츰 성과를 내면서 연간 최대 실적까지 예고한다.
27일 LG전자가 공시한 2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19조9984억원, 영업이익 741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2% 가량 하락했다.
2분기 매출액은 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 속에서도 해당 분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소폭 하락했지만 연초 진행한 희망퇴직 등 비경상 요인과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 볼트 EV' 리콜 재료비 상승분 등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다.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액 7조9855억원, 영업이익 60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가량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8.3%나 개선됐다.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 선전과 기업간거래(B2B) 공조 사업 성장이 주효했다.
HE(TV)사업본부는 2분기에 매출액 3조1467억원, 영업이익 1236억원을 거뒀다. 전반적인 TV 시장 불황 속에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0배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마케팅 비용 투입 효율화와 수익성이 높은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성장한 결과다.
VS(전장)사업본부는 매출은 2조6645억원, 영업손실 612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 회복세와 전동화 수요 폭발로 매출은 역대 2분기 중 최대치를 달성했다. 영업손실은 2분기에 반영된 GM '쉐보레 볼트 EV' 리콜 관련 일회성 비용(1510억원)이 반영된 것이다. 이를 제외할 경우 898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는 장기간 이어진 IT 제품 수요 감소로 2분기에 매출액 1조3327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LG전자는 하반기 가전, TV, IT기기 등 전 영역에서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 중심으로 마케팅·영업에 집중 미래 먹거리 발굴과 시장 지배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H&A사업본부는 하반기에도 냉난방공조(HVAC), 빌트인 등 B2B 사업에 초점을 맞춘다.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히트펌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사업을 본격화한다. 3분기부터는 초개인화·구독 서비스를 결합한 '업(UP)가전 2.0'도 출시, 고객관계 중심형 사업 구조 재편을 시도한다.
HE사업본부는 TV 제품 중심에서 콘텐츠·플랫폼 사업 구조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3분기에 독자 TV 운용체계(OS) '웹OS' TV 라인업 강화와 함께 글로벌 TV 제조사를 겨냥한 외부 판매 영업도 강화한다. 세계 최초 무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 출격과 함께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고(Go)'도 3분기 중 해외 출시한다.
VS사업본부는 연말까지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주잔고가 순차적으로 매출로 전환됨에 따라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전기차 전환 수요에 대응해 자율주행,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 기회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반기 B2B 중심 신규 시장 공략,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에 성공할 경우 연간 최대 매출 경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견조한 가전·전장 매출과 회복세에 접어든 TV·IT기기까지 힘을 보태면서 종전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83조4673억원을 넘어 85조원까지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업이익 역시 비용 효율화와 고수익 프리미엄 제품 판매, 플랫폼 등 부가가치 사업 성장 등 삼박자가 맞아 들어갈 경우 2021년(4조58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