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핫테크] 직경 2㎜ 초소형 로봇으로 폐암 진단

영국 리즈대학 연구진들이 개발한 자기 촉수 로봇과 기관지 모형 (리즈대학 제공)
영국 리즈대학 연구진들이 개발한 자기 촉수 로봇과 기관지 모형 (리즈대학 제공)

폐암 징후를 빠르게 감지하고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초소형 로봇이 개발됐다. 환자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안전하게 폐암을 고칠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영국 리즈대학 STORM 연구소는 폐 내부를 이동할 수 있는 자기 촉수 로봇(magnetic tentacle robot)을 개발했다.

직경이 2㎜에 불과한 이 로봇은 환자 외부에 있는 자석을 통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 또 매우 부드러운 촉수 형태의 탄성체로 만들어져 폐 내부의 세기관지에도 도달할 수 있다. 세기관지는 기관지 맨 끝에 위치한 가장 가느다란 공기통로다.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암종이다. 이 중 약 84%를 차지하는 초기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외과 치료가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같은 치료는 매우 침습적이다. 체내에 들어가거나 신체 절개와 관통이 필요한 치료라는 뜻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모든 환자에게 적합하지는 않으며 폐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자를 조기에 진단하면서도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요구돼 왔다. 폐암 검진 프로그램으로 초기 폐암 진단율은 올라가고 생존율도 향상됐지만 의료계에서는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리즈대학이 개발한 자기 촉수 로봇을 이용하면 폐 내부 탐색 영역을 넓힐 수 있다. 또 보다 덜 침습적인 방식의 치료가 가능하다. 건강한 조직과 장기는 다치지 않게 하면서 악성 세포만 표적으로 삼아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들은 카데바(해부실습용 시신)에 테스트한 결과 이 로봇이 기존 장비보다 37% 더 깊이 이동할 수 있고 조직 손상도 적다는 것을 확인했다.

STORM 연구소 소장인 피에트로 발다스트리 교수는 “이 새로운 접근방식은 해부학적 구조에 특화돼 있고 더 부드러우며 자석을 통해 완전히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러한 세 가지 특징을 바탕으로 신체 내부 탐색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엔지니어링에 발표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