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인천 검단아파트처럼 철근이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오후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원희룡 장관 주재로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LH는 안전진단전문기관과 함께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91개 전체 단지에 대해 합동 점검을 벌였다. 이중 15개 단지에서 기둥을 받쳐주는 전단보강근 미흡이 발견됐으며, 콘크리트 압축강도는 설계기준강도를 초과했다. 구조계산에 아예 반영되지도 않거나 계산은 해놓고 도면에 표시하지 않는 등 설계 미흡이 10개 단지였으며, 시공할 때 빠진 곳이 5개 단지였다.
LH는 이미 입주를 마친 5개 단지 중 4곳은 입주자와 협의나 정밀안전점검 추진 중으로 보완 공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1개 단지는 보완공사 범위가 크지 않아 보완공사를 하고 있다. 입주를 하지 않은 10개 단지 중 시공 중인 6개 단지는 보완 공사에 들어갔다. 4곳은 입주 전 보완을 마쳤다.
원희룡 장관은 우선 “LH 공공주택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피해를 입은 주민과 국민 앞에 무겁게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시흥 수돗물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가 드러난 수도관만 교체하는 데에 그치지 말고 시흥시가 교체를 건의한 부분은 모두 교체할 것과 해당 업체가 납품한 곳도 전부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시흥은계지구 상수관로 하자 문제는 2018년 처음 제기된 후 2020년 상수관로 피복탈락문제가 발견돼 지금까지 지자체·입주민이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한준 LH 사장은 취임 후 단기대책으로 공동주택, 학교, 유치원 등 20개소에 대해 정밀여과장치를 설치했다. 근본적인 해결방안 수립을 위해서는 최근 용역을 발주했다. 은계지구 상수관로 전반에 대해 상태평가 후 추가 교체공사를 포함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원 장관은 건설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을 올 하반기 주요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원 장관은 “먹는 물, 사는 집 등에 대한 안전의 근본이 흔들린다면 국가의 존재 이유가 없다”면서 “먼저 공공기관인 LH부터 심판대에 서서 스스로 회초리를 들고 변화해야만 국민안전을 도외시하던 건설 분야의 이권 카르텔과 비정상적인 관행을 근본적으로 혁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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