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회천, 남양주별내 등 주차장에서 철근이 누락된 15개 단지 명단이 공개됐다. 적게는 5개 기둥에서 많게는 무량판 기둥 전체에서 누락이 발견됐다. 정부는 무량판 구조의 민간아파트 300곳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단지 중 철근 누락이 확인된 15개 단지의 정보를 공개했다.
준공한 곳은 파주운정 A34, 남양주 별내 A25, 음성금석 A2 등 9곳이며, 공사 중인 곳은 양주회천 A15, 양산사송 A8 곳이다. 이들 중 5곳은 이미 입주를 마쳤다.
LH는 무량판 구조를 2017년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다. 보 없이 기둥과 천장(슬래브)가 바로 연결되는 구조다. 천장이 낮고 기둥이 적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차면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보 대신 보강철근으로 기둥 주변을 단단하게 고정해야 하는데 이번에 철근 누락이 무더기로 확인됐다. 5~6개 기둥에서 구조계산이나 도면표현에 누락이 된 경우도 있지만, 양주회천 단지는 154개 기둥 전 구간에서 구조계산 과정 중 누락이 됐다. 철근 콘크리트 상부를 보완하거나 슬래브를 보완, 기둥 신설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비용은 단지에 따라 2000만~8억 900만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아직 공사현장에서 익숙하지 않은 공법이어서 구조계산 단계에서부터 설계도면 표현 누락, 상세도에 누락된 사례가 이번 조사에서 상당수 발견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무량판 적용한 민간아파트 역시 전수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에 대해 전수 조사하고, 즉시 안전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국토부가 지자체를 통해 확인한 결과 시공중인 105곳과 준공된 188곳이 무량판 구조를 적용했다. 전국 294곳에 대해 주민들이 추천하는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통해 안전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안전점검 결과 LH 사례처럼 안전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안전전문진단을 통해서 보수·보강에 착수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안전점검 방안은 마련할 예정이다.
모든 아파트에 대한 불안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원희룡 장관은 “보강근이 빠져 있는 것은 철근 자체가 빠진 게 아니다”라면서 “기둥 주변에 서로 층층이 있는 철근을 감아줘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빠진 것을 적발한 것이다. 순살 아파트다 하는 표현은 알기 쉽기는 하지만 건설에 관한 잘못된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건설분야 이권 카르텔을 뿌리뽑겠다고 선언했다.
원 장관은 “LH 담당자들 책임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정밀조사를 하고 공권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전원 수사 고발조치를 할 것”이라면서 “LH 안팎에 그리고 우리 민간 건설사들을 둘러싼 총체적인 부실에 있어서의 이권 카르텔 이 부분을 정면으로 겨냥을 하고 끝까지 팔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