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전경련 재가입 늦어지나

4대 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 재가입 검토 작업이 장고 국면에 들어선 모양새다. 전경련은 이달 22일 총회 이전에 4대 그룹의 재참여 의사를 타진한다는 구상이지만 4대 그룹은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사이 지난주 26일과 27일 사이 실적 등과 관련해 이사회를 가졌지만 전경련 재가입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서 전경련은 지난달 20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명칭 변경 및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합병과 현재 한경연 회원사인 4대 그룹이 회원 자격을 한경협에 승계할 것으로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 다음주에 4대 그룹이 이사회를 여는 것을 감안, 이 자리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했던 셈이다.

전경련은 이달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경연과의 합병 △한경협으로 명칭 변경 등과 함께 신임 회장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지난주 4대 그룹 이사회에서 재가입 안건이 논의됐다면 총회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었지만 현재로선 특이사항이 없다. LG는 아직 이사회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4대 그룹 분위기로는 22일까지 결론을 내리긴 어려워 보인다. 검토 시간이 촉박한데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전경련 재가입시 뒤따를 부담이 여전하다.

전경련 역시 여유를 두고 지켜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20일 전달한 공문에서는 답변 시한을 임시총회 전으로 요구했지만, 지금은 속도를 늦추고 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은 지난달 28일 일본 경제동우회와의 만찬 간담회에서 4대 그룹 재가입 시점을 묻는 기자들에게 “데드라인을 정해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임 회장 선임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회장 자리가 '명예' 보다는 '짐'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크다. 전임인 허창수 GS명예회장이 12년간 회장직을 맡고 물러나는 동안 뒤를 잇겠다고 나선 총수가 없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 후보군도 현재 부회장단 가운데서 오르내린다. 하마평으로는 류진 풍산 회장이 가장 근접한 것으로 언급된다. 김승연 한화 회장과 조현준 효성 회장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재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중량감이 있는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개는 결국 총수들이 결단을 내릴 시간적 여유와 명분이 필요하다고 본다. 4대 그룹 한 관계자는 “전경련 재가입 여부는 이사회를 통해 결정을 내리겠지만, 의결을 위해 해당 안건을 올릴지 말지는 결국 총수에게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