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가격 할인 경쟁이 과열되며 정찰제가 무너지고 있다. BMW가 이달 주력 차종 가격을 최대 20%까지 깎아주고, 수년 만에 엔진오일 평생 무상 교체 혜택까지 내걸었다.
상반기 수입차 시장 1위 BMW가 파격 혜택을 내놓자 줄곧 할인 정책을 펼쳐왔던 아우디, 폭스바겐은 물론 상대적으로 할인율이 적었던 메르세데스-벤츠까지 할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2일 전자신문이 신차 구매 플랫폼 겟차와 공식 딜러사를 통해 수입차 8월 프로모션을 취합한 결과 BMW는 중형 세단 5시리즈를 최대 18%,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3를 최대 19.8% 할인해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MW 주력 차종 가운데 할인율이 큰 5시리즈 530i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출고가는 8590만원이지만, 금융 상품 이용 조건으로 18%(1550만원)를 할인받아 704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5시리즈 다른 트림도 13~18%의 할인 혜택을 준다.
BMW는 전기차 재고 소진을 위한 밀어내기에도 열을 올린다. 출고가 8260만원인 전기차 iX3 M 스포츠는 최대 19.8%(1635만원)를 할인해 6624만원에 판매한다. 올해 3월 기준 300만원에 불과했던 할인율이 4배 수준인 1200만원까지 커졌다. 여기에 1년 무제한 충전 혜택도 준다.
수년간 자취를 감췄던 엔진오일 평생 무상 교체 혜택도 다시 등장했다. 수입차 판매 침체가 뚜렷할 때마다 일부 업체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내걸었던 파격 혜택이다. 코오롱모터스 등 일부 BMW 딜러사들은 1시리즈(120i), 2시리즈(220i 그란 쿠페), 5시리즈(530e), 6시리즈(620d) 등 일부 차종을 대상으로 8월 한정 평생 무상 엔진오일 교환권을 제공한다.
시장 1위 업체가 할인 폭을 키우자 다른 상위권 업체들도 잇달아 할인 혜택을 강화하는 추세다. 올 상반기부터 주력 차종을 할인해 왔던 아우디는 중형 세단 A6 기준 최대 17.5%(1423만원), 전기 SUV e-트론 기준 최대 22.5%(2651만원) 등 할인 혜택을 이어간다. 폭스바겐 역시 재고가 쌓인 아테온을 최대 20.4%(1174만원), 투아렉을 최대 18%(1618만원) 할인한다.
지난해까지 할인 혜택이 거의 없던 벤츠도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할인율을 꾸준히 높이는 추세다. 주력 중형 세단 E클래스는 내년 모델 교체를 앞두고 E250을 8.1%(600만원) 할인해 6790만원에 판매한다. 전기 SUV EQA는 최대 17%(1200만원) 할인한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수입차 할인 폭이 더 커진 것은 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모델 변경을 앞둔 차종이 많아 재고 소진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BMW를 필두로 판매 규모가 월등히 큰 상위권 브랜드가 프로모션을 강화하면서 중하위 브랜드 역시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할인 폭을 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