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이 전자제품(테크) 브랜드와 협업을 늘리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기존 고객 이탈을 막고 외형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MZ세대 고객 확대를 원하는 테크 브랜드도 패션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패션 플랫폼은 오는 7일까지 삼성전자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5'와 '갤럭시 Z폴드5' 사전 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번 프로모션은 쿠팡·11번가 등 주요 e커머스 외에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오늘의집 등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이 대거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처음으로 삼성 스마트폰 사전 판매에 나섰다. 이전까지는 갤럭시 버즈 등 웨어러블 기기 프로모션만 진행해왔다. MZ세대 여성 유저 공략을 위한 좋은 파트너로 부각되면서 테크 브랜드 협업 제안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6월 기준 에이블리 회원 수는 1100만명에 달하며 이중 1년 새 에이블리를 방문한 20~30대 여성 고객 수는 563만명이다.
지그재그도 사전 판매를 통한 거래액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삼성전자 브랜드 숍을 라이프 카테고리에 입점시켰다. 지난해 7월에는 갤럭시 Z폴드3, 갤럭시 버즈 등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지그재그 내 삼성전자 거래액이 전월 대비 13배 증가하기도 했다. 올해도 갤럭시S23, 갤럭시북3 등을 판매해 억대 거래액을 기록했다.
무신사 또한 갤럭시 폴더블폰, 갤럭시 워치6, 갤럭시탭 S9 등 삼성전자 사전 판매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갤럭시 신제품에 맞춘 액세서리 모음 기획전도 진행하고 있다. 어프어프, 내셔널지오그래픽 모바일 등 입점 브랜드의 모바일 액세서리 제품을 모아 할인 판매한다.
이처럼 패션 플랫폼과 테크업체간 협업이 늘어나는 것은 양 측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버티컬 패션 플랫폼은 성장 한계에 부딪힌 만큼 신규 카테고리 확대가 필수적이다. 테크 제품의 경우 객단가가 높고 기존 고객 재구매율을 높여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핵심 카테고리다.
테크 업계는 버티컬 패션 플랫폼이 확보하고 있는 MZ세대 고객층을 필요로 한다. 패션 플랫폼을 이용하는 MZ세대는 트렌드에 민감한 동시에 고가 제품 소비를 아끼지 않는 구매력을 갖췄다. 패션 플랫폼 입점 판매는 MZ세대로부터 화제성과 브랜드 인지고를 제고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스마트폰·이어폰 등을 단순한 디지털 기기가 아닌 패션 스타일 일부로 여기는 트렌드가 거세지고 있다”며 “패션 플랫폼과 테크 업계 협업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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