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통합 보안 솔루션 개발을 위해 '정보보호기업 얼라이언스' 구성을 추진한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엔 규모가 작은 데다 인수·합병(M&A) 비활성화로 몸집 불리기에 한계가 있는 점을 감안했다.
2일 정보보호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 발표하는 '정보보호산업 육성방안'에 정보보호기업 얼라이언스 구성 등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을 담을 예정이다.
얼라이언스는 통합 솔루션 개발 등을 목표로 기업 간 협의체를 꾸리는 게 골자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이뤄지는 단순 협력 관계가 아닌 통합 솔루션 개발 등 산업에 유의미한 프로젝트에 한해 얼라이언스로 인정할 방침이다.
제로 트러스트 실증사업에 참여한 SGA솔루션즈 컨소시엄을 일례로 볼 수 있다. SGA솔루션즈·SGN·지니언스·소프트캠프 등 각각 솔루션 기업이 제로 트러스트 보안 모델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유인책도 마련했다. 얼라이언스가 개발한 통합 솔루션에 대해 수출과 펀딩 지원은 물론 정부 사업 가점 등 지원책을 제공한다.
과기정통부는 얼라이언스 형태와 성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정보보호산업에 의미가 있다면 통합 솔루션 개발이 아니더라도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얼라이언스를 인정한다. 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한편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시범사업을 통해 얼라이언스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단일 솔루션으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면서 “통합 보안 모델로 가기 위한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틀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선 정보보호기업 간 합종연횡이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헬프시스템즈 전신인 포트라(Fortra)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디지털 가디언, 코발트 스트라이크, 디지털 디펜스, 비욘드 시큐리티 등 약 20여개사를 인수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이에 반해 국내 정보보호기업은 개별 솔루션 위주로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다. 부정적 정서로 인해 M&A 활성화도 어려운 상황이다. 과기정통부가 얼라이언스 카드를 꺼내 든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도 반응도 긍정적이다. 정보보안 기업은 국내에 이렇다 할 글로벌 기업이 없고 사일로에 갇혀 있는 상황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동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은 “글로벌 기업은 '함께 하면 강하다(Strong Together)'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을 정도로 단일 대응으론 해커의 최신 공격을 막기 어렵다”며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국내 제품 간 연동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과기정통부, 이달 육성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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