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수입에 의존하던 비철금속 생산설비 국산화에 성공한 이후 이 분야 국내 최고의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이노비즈기업이 있다. 1979년 창업한 세일정기는 자동차 부품 생산에서 압력주조기 기계류 부품 및 소재 개발로 사업을 확장했다. 1998년 아연 제련설비를 호주에 수출하면서 본격적으로 비철금속 제련설비 기술개발에 뛰어들었다. 2008년 세일 기술연구소를 설립했고,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증을 취득하면서 비철금속 제련 분야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다.
세일정기는 비철금속 제련 자동화 설비 분야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 독자 기술로 개발한 무인크레인은 7~50t까지 설계·제작이 가능하다. 또한 비철금속 분야 주조 설비를 자동화해 비철금속 주괴(잉곳·Ingot)를 생산, 포장 및 물류까지 전 공정을 자동화한 스마트공장을 설계 및 제작하고 있다. 세계 최고 전해 특수설비를 국내외에 제작 공급하고 있으며, 유지보수를 위한 부품공급 및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운영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일정기는 화학 플랜트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동안 일본 제품이 주로 사용되던 필터프레스(Filter Press)를 2004년 국산화한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일본 제품보다 내구성 및 유지보수가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2016년에는 직립식 350㎥ 고압반응용기(autoclave) 교반기를 고려아연과 협력해 세계 최초로 개발 및 설치한 이후 60억원 규모로 호주에 수출하기도 했다. 기존 교반기는 수평식으로 설치해 넓은 공간을 차지하지만 세일정기가 설치한 11층 높이 직립식은 기존 대비 더 큰 용량과 높이에도 불구하고 일정하게 샤프트가 회전해 잘 섞이고, 내부 높은 압력을 조절하는 등 생산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일정기의 새로운 도전은 이차전지 분야로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이차전지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대하고 있어 이차전지 제작 및 재활용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화학 반응과 침출 과정에 대한 설비가 요구된다. 이에 필요한 전처리공정(블랙 파우더) 설비가 교반기와 필터프레스로 세일정기가 기술력을 확보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차전지 소재 생산설비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세일정기 기술력에 주목하는 이유는 향후 구리, 납, 아연, 주석 등 비철금속 수요가 증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비철금속 제련 분야 자동화 설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했으며 고려아연 등 국내 대기업과 상생협력을 통해 국내외 시장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이노비즈기업의 새로운 성장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김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