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직장 생활에서 프린터는 필수적인 도구가 됐다. 보고서 작성이나 공문 등 프린터가 사용되지 않은 곳이 없다고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프린터는 TV, 냉장고 등 다른 가전제품과 달리 토너나 크기가 작은 구성품의 재활용이 까다롭다. 이에 프린터 재활용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경기 포천시 내촌면에 위치한 E-순환거버넌스 회원사 '리맨'은 직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최근 프린터 등 전자제품을 실어 나르는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한쪽에는 재활용 순서를 기다리는 폐프린터가 가득 모여있었다.
리맨의 폐프린터 연간 회수·재활용 규모는 1130톤으로, E-순환거버넌스가 지난해 회수·재활용한 폐프린터(6200톤)의 약 18.2%를 차지할 정도로 회원사 중 규모가 크다.
프린터 주요 구성 물질 및 비율은 구성 플라스틱 53.0%, 고철 21.2%, 유리 6.5%, 모터·어댑터 4.9% PCB 기반 1.8%, 토너(잉크) 1.1%, 폐전선 0.3%, 기타 폐기물 11.2% 등으로 이뤄졌다.
프린터는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부피가 작지만 구성품이 많아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에 속한다.
프린터 내부는 비교적 얇은 두께와 긴 길이의 회전체(축) 종류, 톱니 모양 플라스틱 소재 등으로 구성됐다. 이런 구성품 등은 주로 중량과 부피가 작아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 재질 표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화재 예방을 위한 난연제·복합재질 플라스틱을 사용해 일반 플라스틱과 함께 재활용·재사용에 현실적인 제약요건으로 작용한다.
이에 E-순환거버넌스는 광학선별과 비중(물)선별, 정전선별 등을 통해 플라스틱을 검은색과 흰색으로 나눠 선별하는 등 최대한 버려지는 자원이 없도록 대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순환거버넌스 관계자는 “폐프린터는 고부가가치 부산물인 인쇄회로기판(PCBs)이나, 고품위 플라스틱 중량 비율이 높지 않다”며 “난연제·복합재질 플라스틱도 브롬·염소계 난연제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인계·질소계 난연제 물질로 대체되는 흐름이 친환경성을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특히 폐프린터에서 사용하고 나오는 토너는 탄소가루와 중합체 등이 혼합돼 있고, 입자가 매우 작아 미세먼지처럼 대기 중에 유동할 수 있다. 재활용공정에서 작업자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만큼 최근에는 토너를 해체·분해하지 않고, 폐프린터 본체에서 분리 후 즉시 열적 재활용시설을 이용해 토너 가루를 고형화시키는 방식으로 재활용한다. 작업자가 토너 가루에 노출될 위험성이 낮고, 안료 등으로 재활용하거나, 전기로 등 소각원료로 이용하는 등 물질 재활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E-순환거버넌스 관계자는 “전자제품에는 플라스틱 뿐만 아니라 일부 귀금속, 희토류, 국내에서 원재료를 생산하기 어려운 물질이 다수 존재한다. 재활용은 국내 자원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E-순환거버넌스는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이 단독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회수·의무이행에 대한 공동 대처가 가능하고, 실질적으로 의무이행률이 높다. 앞으로도 기업과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