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종이 문서 내용증명 효력 대체를 위한 증명플랫폼을 구축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우편 내용증명과 같은 수준의 진위성을 전자문서에 이식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 따르면 LH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문서 발송과 관리 기능을 자동화하고 전자문서를 생성, 발송, 수신, 열람, 보관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구축할 방침이다. LH는 플랫폼 구축 업체를 모집하는 입찰 공고를 지난 2일 올리고 업체를 선정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기술 증가, Web3.0 확산, 맞춤 행정 고도화 등 디지털 행정서비스 요구가 증대하면서 토지, 건축물 등에 대한 보상 관련 사업 물량이 늘어 문서 전자화 필요성이 대두됐다.
증명 플랫폼을 구축하면 기존에 우편을 통해 개인에게 내용증명을 송달했던 작업을 전자 문서 형태로 구현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나 카카오를 통해 문서를 보내거나, 통신사 문자메시지로 전자 내용증명을 보내는 식이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우편 송달 가능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페이퍼리스' 확산에도 동참할 수 있다.
증명플랫폼 특징은 블록체인을 연계한다는 점이다.
LH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서류 발신인이 LH인 것과 언제 발송했는지, 상대방은 언제 받았는지 등 시점을 명확히 기록할 수 있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컨트렉트도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컨트렉트는 계약 당사자가 협의한 내용을 미리 프로그래밍해 전자 계약서에 넣어두고 조건이 전부 충족되면 계약 내용이 자동 실행되게 하는 시스템이다.
전자 문서를 송신·수신 또는 중계하는 기관인 공인전자문서중계자와 연계를 통해 문서 유통 사실을 증명한다. 공인전자문서센터에는 원본 증명서를 보관해 전자문서 불변경성과 원본성도 보장한다.
LH 관계자는 “플랫폼 구축을 통해 이용자 권익을 더욱 보호하고 등기우편의 시공간적 제약을 넘어선 행정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며 “전자문서 원본 증명 등 효력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세스 혁신을 위해 업체 선정 후 법적·제도적·기술적 논의를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은 현재 보상 영역 일부에서 추진되고 있다. LH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에 보상 분야 전체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추후에는 임대 아파트 관리나 판매 등 여러에서 활용할 수 있게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