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오는 24일 공개 예정인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워 성장에 가속도를 붙인다. 초거대AI를 모든 사업에 접목해 '디스커버리, 검색, 구매와 예약,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제공하는 세계 유일무이한 플랫폼' 강점을 극대화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서비스를 기업간거래(B2B)에서 기업과 소비자간거래(B2C)까지 확대·적용하고, 이를 통해 2분기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을 하반기에도 이어간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4일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의 풍부한 데이터 및 기능과 자연스럽게 융합돼 적재적소에 사용될 때 사용자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네이버는 소비자와 디스커버리, 통합 검색에서부터 구매 예약, 결제까지 이어지는 소비자 여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에 유일무이한 플랫폼”이라며 “이는 다른 회사에는 없는 네이버만이 가질 수 있는 광범위한 양질의 데이터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사용자들의 검색, 리뷰, 구매 등 다차원의 취향 데이터와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결합한 네이버만의 하이퍼스케일 유저 행동 모델은 유저의 관심사, 라이프스타일, 생애주기 등 복합적인 특성들에 근접하는 추천과 광고 효과 고도화를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준으로도 유니크한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네이버 플랫폼 안에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가 존재한다는 것은 광고주의 여러 요구를 한번에 채워줄 수 있다는 장점이다. 사용자가 구매를 위한 탐색·검색·구매라는 여정의 모든 단계를 한 플랫폼 안에서 제공하는 네이버는 전 세계에서 드물게 디스플레이·검색·커머스를 모두 아우르는 광고 플랫폼일 뿐 아니라 광고에서 구매로의 전환까지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하이퍼클로바X가 출시되고 구체적인 비즈니스 접목이 시작되는 하반기에는 더욱 괄목할만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배경이다.
최 대표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집중해 온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 투자, 생성형AI의 기반이 되는 백본 모델(하이퍼클로바X) 개발, 백본 모델의 네이버 자체 서비스로 적용, 궁극적으로는 보다 넓은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진행하는 여러 노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최 대표는 “AI가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지만, 동시에 자주성과 주도권을 잃을까 걱정하는 많은 기업, 정부들과 상생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최 대표가 글로벌 빅테크의 생성형 AI 물결 속에서도 네이버가 주도권을 잃지 않고 리딩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을 자신하는 배경은 지난 2017년부터 1조원이 넘게 지속 투자하며 확보한 기술 경쟁력이다. 공개 예정인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 데이터 학습량은 미국 오픈AI 'GPT-3'의 6500배 이상이다. 한국어 AI 서비스에서는 어떤 기업보다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7년부터 AI 인력을 확보하고 하이퍼클로바 모델을 개발했는데 AI를 위해 총 투자한 자본을 누적하면 1조원 이상”이라며 “북미에 네이버보다 매출 3배인 회사와 비교해도 네이버의 AI 투자 장비, 인건비, 연구개발 비중이 과도하거나 부족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2분기 매출 2조4079억원, 영업이익 3727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액은 검색(서치) 플랫폼 9104억원, 상거래(커머스) 6329억원, 콘텐츠 4204억원, 금융기술(핀테크) 3397억원, 클라우드 1045억원이다. 네이버는 지난 6월 말 기준 주주를 대상으로 이달 하순 624억원을 현금 배당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올 하반기 네이버앱 메인 영역에 숏폼(짧은 동영상)을 배치하고, 창작자와 네이버가 동반성장하는 수익 공유 모델을 추진한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