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판가 떨어진다···소재업체, 하반기 수익성 확보 '과제'

LG화학 양극재 제품. (사진=LG화학)
LG화학 양극재 제품. (사진=LG화학)

국내 주요 양극재업체들이 부진한 2분기 실적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원재료 가격 급락에 따른 양극재 판가 하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양극재업체들의 수익성 방어가 하반기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양극재 판가는 전 분기 대비 10% 안팎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심 원재료인 리튬과 니켈 가격이 떨어지면서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양극재 판가는 원재료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다. 원자잿값이 하락하면 양극재 기업은 비싸게 구매한 원재료로 생산한 제품을 싸게 판매하게 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초순 탄산리튬 가격은 약 290위안으로 3월초(320위안)보다 9.4%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니켈 가격도 10%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25% 넘게 급락했다.

이 때문에 주요 양극재업체들의 2분기 수익성도 뒷걸음질쳤다. 엘앤에프 2분기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1% 급감했다. 같은 기간 LG화학 첨단소재부문과 포스코퓨처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4.9%, 5.6% 줄었고, 코스모신소재도 14.1% 감소했다. 에코프로비엠은 11.5% 증가했지만, 증권업계 기대치에는 미달했다.

원재료 가격 하락분은 3분기 양극재 판가에 본격 반영, 하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엘앤에프는 3분기 실적을 보수적으로 관측했고, 에코프로비엠도 메탈 가격 하락으로 평균 판매가가 떨어져 수익성 악화를 예상했다. LG화학은 3분기 양극재 판가가 20% 이상 떨어져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분간 원재료 가격 하락세가 이어져 양극재 기업 수익성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주간 광물가격 동향을 통해 “탄산리튬의 수요 부진 지속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 하락세 지속을 전망하고 있다”며 “탄산·수산화리튬 수요 업체 가격 하락 전망에 따른 구매 관망세로 단기적 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차전지 소재업계는 향후 원자재 가격 동향 파악 등 시황 모니터링에 주력하는 한편 차세대 양극재 개발 가속화 등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선 단기적 가격 변동 대응과 함께 중장기적 방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 기업 입장에서는 원재료 가격 등락으로 인한 손익 계산이 어렵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원재료 가격 폭등으로 판가가 상승해 이득을 본 측면이 있다”며 “고부가 제품인 단결정 양극재 생산을 늘리고 차세대 소재를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