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과 서울 출장이 잦은 A씨는 지난 주 내내 전광판과 코레일 앱이 알려주는 지연 정보가 달라 열차가 도착하는 플랫폼에 나가 20분 가량 지연된 열차를 기다렸다. 모바일 앱에서는 5분 지연이라고 알려주는 사이에 전광판에서는 15분 이상 지연된다고 알려주니 어떤 정보가 맞는지 알수 없어 플랫폼에서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회의 시간도 40여분 늦어 도착했는데, 이미 열차를 기다리느라 진이 빠져 회의에 집중할 수 없었다.
폭염으로 열차 지연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레일과 SR이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해 이용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자연재해를 이유로 지연 보상은 하지 않으면서, 지연 때문에 취소하는 열차에 대한 환불 수수료는 그대로 받는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7일 코레일에 따르면 레일 온도가 55℃ 이상이 되면 고속열차는 230km/h 이하 속도로, 60℃ 이상이면 시속 70㎞ 이하로 서행 운행된다. 레일온도가 64℃ 이상일 경우 열차운행을 중지해야 한다.
7월 말부터는 오전부터 찌는 듯한 더위로 레일온도가 상승, 계속된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은 자연재해에 해당되기 때문에 20분 이상 지연이 된다고 해도 보상은 하지 않는다.
문제는 자연재해로 인한 지연 보상은 하지 않으면서, 같은 이유로 인한 환불에는 수수료를 그대로 받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연 정보 조차 정확하지 않고, 지연을 알려주는 매체별로 시각이 다 제각각이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전광판과 모바일앱이 다른데다, 처음에 알려주는 지연 정보의 대부분이 종착역에 가서는 두세배로 늘어났다. 정확한 정보만 알려줘도 그나마 시원한 역사 내에서 기다렸다가 차례대로 승차하면 되지만 정보가 불명확해 플랫폼에 대기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한 승객은 “일주일 내내 같은 문제로 비슷한 지연 사례가 이어지는데도 현장의 혼란과 불편함은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코레일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코레일은 지난 4일 대전 본사에서 한문희 사장 주재로'이례상황 시스템 개선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열차 운영과 고객 안내 서비스를 담당하는 본사 본부장, 처장과 전국의 주요 역 역장, 팀장, 안내직원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현재 이례상황 대응 프로세스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고객을 직접 마주하는 현장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이고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것이 서비스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