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고령층을 비롯한 금융 소외계층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텔러머신(STM)'을 개발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못한 고령층을 위해 간편 인증방식을 도입하고, 금융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뱅커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최근 고기능 자동화 기기인 STM에 안면, 목소리 인증을 도입하기 위한 실증에 돌입했다.
안면인증과 목소리 인증을 조합한 '무자각 인증' 방식을 개발할 예정이다. 고객이 STM이 설치된 부스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카메라가 고객 얼굴을 읽고, 목소리를 파악해 인증을 완료한다. 고객은 인증 절차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아도 금융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비밀번호나 통장 없이도 계좌 이체, 한도 변경, 출금 등 간단한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고객 편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STM에 AI뱅커를 적용하는 실증도 진행한다. 시나리오 기반 챗봇을 적용한 AI뱅커가 고객과 대화하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농협은행은 하반기 내 실증을 완료하고, 내년 초부터 고도화된 STM을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농협은행 특성상 고령층 고객이 많은 만큼 이들의 금융업무를 보다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농협은행은 실제 고령층 고객이 은행 업무시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통장을 두고 오는 경우가 잦다는 점을 고려했다.
다만 안면 인증 등이 신체 특징으로 인증을 확인하는 만큼 거부감을 느끼는 고객이 적지 않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생체정보는 분실, 유출 위험 등이 적어 안정성이 일반 비밀번호보다 높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생체정보를 처리·관리하는 금융권 공동시스템이 구축되거나 금융보안원 등을 통한 안정성 확보가 고도화되면 간편한 인증방식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점포와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이 편리하게 데이터를 등록할 수 있게끔 지원할 것”이라며 “실제 서비스가 시행되면 안전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