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인 8일 전력수요가 7일에 이어 역대 여름철 중 최고조로 올랐다. 정부는 전력거래소 경인관제센터를 방문해 설비운영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태풍 카눈이 이르면 9일부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여름철의 전력수요 정점 구간이 지났다는 평가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8일 최대전력 수요는 9만3299㎿로 역대 여름철 기록을 갱신한 지난 7일 최대전력 수요인 9만3615㎿에 육박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었음을 알리는 입추에 들어섰지만 전력수요는 이틀 연속 최고조를 기록했다.
이날 최대전력은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에는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에 최대전력 수요가 발생한 것과 비교해 피크 시간이 늦춰졌다. 자가용·전력구매계약(PPA)의 태양광 발전량이 전날보다 높아지면서 피크시간 또한 변경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틀 연속 전력수요가 최고조에 올랐음에도 공급예비율은 피크시간대에도 12%대를 유지했다. 정부가 이번주 공급능력을 104GW까지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공급예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정부는 이날 태풍 카눈 등으로 인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점검에 나섰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경기 의왕시 전력거래소 경인전력관제센터를 방문해 전력설비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전력거래소 경인관제센터는 평소에는 나주에 있는 중앙전력관제센터와 송전망 운영 역할을 분담한다. 중앙관제센터 가동이 불가한 비상상황에서는 전체 계통 운영 업무를 이어받는 '후비 급전(back-up)' 업무를 수행한다.
강 차관은 이 날 송전선로 등 실시간 설비 운영상황을 점검했다. 태풍 '카눈'의 영향권 내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영남 지역의 주요 발전·송변전시설 근무자와 통화해 태풍에 대비한 사전점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영남 지역에는 신고리 1호기, 부산복합, 신양산변전소 등 우리나라 전력공급의 핵심 역할을 하는 발전소와 송·변전설비가 있다.
전력수요는 7·8일을 정점으로 9일부터는 감소할 전망이다. 태풍 카논이 9일부터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서 더위도 한 풀 꺾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한 태풍으로 인해 전력이나 송·변전설비가 손상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
변상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