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 두 달 연속 150원대…한전 경영 압박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사옥.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사옥.

전력도매가격(SMP)이 두 달 연속 ㎾h 당 150원대를 기록했다. 지난 5·6월보다 SMP가 상승하면서 한국전력공사 경영에 압박을 줄 전망이다. 한전은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올해 3분기에는 일시적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성수기가 끝난 이후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SMP는 ㎾h 당 151원을 기록하고 있다. 7월에는 가중평균 통합 SMP가 ㎾h 당 153.52원을 기록한 것에 이어 두 달 연속 ㎾h 당 150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h 당 143.64원, 지난 6월 147.13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소폭 오른 수치다. 당초 유가 안정으로 SMP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SMP는 발전사들이 한전에 전력을 판매하는 가격으로, 한전의 경영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 예로 한전이 32조6034억원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에는 SMP가 ㎾h 당 196.65원에 육박했다. 한전은 특히 SMP가 ㎾h 240~260원대를 오가던 지난해 4분기에만 10조76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 여름은 SMP가 작년만큼은 오르지 않아 한전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한전은 여름철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성수기다. 여름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전력판매량은 20~30% 늘고, 전력판매단가도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SMP가 높은 수준을 기록하더라도 전력판매량과 전력판매단가로 상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3분기 한전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한전의 회사채 발행속도도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에 따르면 7월31일 기준 한전의 회사채 발행 잔액은 78조9000억원이다. 지난 5월24일 기준 78조2000억원에 비해 약 7000억원 증가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속도는 확연히 늦춰졌다. 한전은 지난해에만 37조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여름철이 지나면 한전이 다시 적자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름철의 전력판매량·판매단가 상승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도 하반기 오름세를 기록할 조짐을 보이면서 발전 원자재 가격 상승에 압박을 주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까지 전기요금은 사실상 동결될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는 한전이 다시 적자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