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 기업들이 시중 교재 기반 '쌍둥이 문제' 제공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교육 콘텐츠 저작권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될 조짐이다.
유아 디지털 교육 '윙크'로 유명한 단비교육은 최근 국내 학원용 교수학습운영 플랫폼 '캐츠'를 선보이며 모든 서비스를 학원, 교사, 학생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내걸었다.
캐츠는 전과목 수업자료와 문제은행, 기출예상 쌍둥이족보, 교재출간까지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시중교재 수업 메뉴에 들어가보면 현재 시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시중 교재 쌍둥이 문제를 최다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시중 유명 참고서 표지 이미지가 나란히 제공되고 있다.
교재 원본 문제 페이지 안내와 함께 쌍둥이 문제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지만, 원 교재(참고서) 출판사의 저작권 계약을 맺지 않은 것이다. 원본 콘텐츠를 그대로 제공하지 않고, 해당 문제집을 참고해 유사 문제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출판업계 일각에선 저작권 침해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중 교재를 연계 개발했다는 것 자체가 원본 없이 나올 수 없는 것을 의미하며, 많은 비용을 투자해 만든 타사 교재 신뢰도를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쌍둥이 문제 등 저작권 침해 논란 중인 태블릿 기반 문제은행 서비스인 '매쓰플랫' 측도 갈등이 계속 되자 홈페이지 메뉴에서 표지 목록을 내리는 식으로 대응한 바 있다. 작년 말부터 다수 교육 출판업체를 대리하는 열음법무법인과 저작권 침해 관련 내용증명을 주고받았다.
조규백 법무법인열음 대표 변호사는 “원본 문제가 어느 교재 몇 번 문제를 표기하는 것 자체가 우연히 비슷한 문제인 것 아니라 대놓고 베꼈다고 자인하는 것”이라며 “원본 없는 쌍둥이 문제는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매쓰플랫을 운영하는 프리윌린 측은 “시중교재 연동 서비스는 원본 문제집의 학습 콘텐츠를 보여주거나 제공하고 있지 않다”며 “페이지 정보나 문제 번호 등은 자사가 보유한 문제은행에서 문제 추출 기준으로써만 활용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교육출판업계에선 당장 소송에 따른 배보다 배꼽이 크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국어나 영어처럼 지문 도용이 아닌 수학 유사 문제 저작권 침해 건에 대해 원천 콘텐츠 증명 등을 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실제 법 조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디지털 교육 서비스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교육 저작권은 음원과 달리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강하고 저작권 인식이 낮은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출판업계와 에듀테크 업계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저작권 기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에듀테크 업체도 저작권 콘텐츠 보호 활동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일부 에듀테크 업체 중에선 일대일 과외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교재 저작권 솔루션 업체와 계약체결로 문제 해결에 나선 사례도 나왔다.
캐츠를 운영하는 단비교육 측은 “교과서에 대해서는 저작권 계약을 맺었지만 교재는 저작권 계약을 따로 맺지 않았다”며 “쌍둥이 문제는 오히려 시중 교재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있어, 저작권 문제 관련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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