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테프론 활용한 불화탄소 제조법 개발

백종범 교수팀…흑연 대비 최대 10배 저장용량과 안정성

백종범 교수(왼쪽)과 제1저자 장부재 연구원
백종범 교수(왼쪽)과 제1저자 장부재 연구원

리튬이온 배터리의 장점인 음극 성능과 안정성, 환경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고체상 불소화 반응 기술이 개발됐다.

UNIST(총장 이용훈)는 백종범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이 테프론(Teflon)과 흑연을 반응시켜 불화탄소(Fluorinated carbon)를 안전하고 쉽게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불화탄소를 제조할 때 사용하는 불소가스나 불산은 높은 반응성과 부식성을 띠는 위험한 화합물이다. 잘못 다루면 신체를 마비시키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생산 설비 구축에 고비용이 소요된다.

백 교수팀은 테프론으로 안전하고 손쉬운 불소화 반응을 유도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테프론은 모든 원소가 불소로 이뤄졌지만 대기 중에서 안정적이고, 먹어도 인체에 무해한 고분자화합물이다. 프라이팬 코팅제로 사용할 정도로 안전하고 화학적으로 안정됐다.

백 교수팀은 먼저 테프론이 버틸 수 있는 힘보다 더 강한 에너지를 받으면 분자 사슬이 끊어지면서 반응성이 크게 증가하는 특성을 찾아냈다. 이어 반응성이 높아진 테프론 분자복합체를 흑연과 반응시키면 불화탄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백 교수팀이 기계화학적 볼밀링 공정으로 제조한 불화탄소.
백 교수팀이 기계화학적 볼밀링 공정으로 제조한 불화탄소.

이렇게 만든 불화탄소는 흑연보다 우수한 저장용량과 전기화학적 안정성을 나타냈다. 저속 충전에서 2.5배, 고속 충전에서 10배까지 높은 저장용량을 보였고, 1000회 이상 충·방전 실험에서 76.6%의 성능을 유지했다.

백종범 교수는 “주변에서 흔히 사용하는 소재로도 고효율 저비용 에너지 생산 기술을 발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한 새로운 고찰의 연구였다”며 “기계화학적 합성법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로 고체상 반응 원리를 잘 규명하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7월 27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