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몰래 1000여개 계좌 개설한 대구은행…금감원 긴급 검사 착수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 동의 없이 문서를 위조해 1000여개 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적발돼 금융감독원이 긴급 검사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10일 대구은행이 고객 동의 없이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임의로 추가 개설한 혐의와 관련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 영업점에서 직원들이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높일 목적으로 1개 증권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 동의 없이 여타 증권계좌를 추가 개설한 것이 적발된 것이다.

이들은 고객이 실제로 영업점에서 작성한 A증권사 계좌 개설신청서를 복사한 후, 이를 수정해 B증권사 계좌를 임의로 개설하는 데 활용했다. 또 임의 개설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좌개설 안내문자(SMS)를 차단하는 방식까지 동원한 것이 드러났다.

대구은행은 해당 건과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지난달 12일까지 자체 감사를 진행했으나,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금감원에서 즉시 검사를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검사에서 임의 개설이 의심되는 계좌 전건에 대해 철저히 검사하고, 검사 결과 드러난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면서 “대구은행이 본 건 사실을 인지하고도 금감원에 신속히 보고하지 않은 경위를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