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민의힘이 부진한 수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현 수출 금융 지원 규모를 신규로 22조원을 추가해 63조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민간금융기관도 수출 금융 지원에 적극 동참하도록 협업모델을 개편하고, 해외 프로젝트 패키지 금융모델을 구축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한 수출금융 종합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재 수출금융 자금 41조에 신규로 22조원 추가해 총 63조원 규모를 공급하기로 했다”며 “추가된 22조는 새로운 수출활로 개척지원에 최소 4조1000억원, 수출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17조9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당정협의회는 앞으로 민간과 공공부문이 보다 적극 협업해 수출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수출지원대책이 예산 정책금융기관의 저리대출, 공공부문의 재원을 바탕으로 했다면, 이번 대책은 정책금융기관과 민간 은행의 역할을 강화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박 정책위의장은 “예를 들어 대기업과 동반해서 해외진출하는 협력업체 대해 공적보증기관과 은행이 협업해 1조원 규모의 수출금융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현대자동차가 해외전기차공장을 건설할 때 협력업체가 같이 진출할수있도록, 현대차, 신보, 은행 등이 협력해서 필요한 자금 300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해외프로젝트 패키지 금융모델도 구축, 대형 해외 프로젝트 수주도 지원키로 했다. 이를 위해 산은, 수은, 무보 등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이 참여하고, 금융 업체에 대한 특례보증대출을 실시해서 최소 3000억원, 금리는 최대 1.5%포인트 인하해서 수주상황에 따라 지원규모를 탄력적으로 확대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시중은행이 정책금융기관과 별도로 4조6000억 규모의 우대상품을 신설,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민당정이 이처럼 수출 금융 지원에 머리를 맞댄 것은 하반기 수출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이달 발표한 '2023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6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58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 5월 19억3000만 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24억4000만 달러 '깜짝' 흑자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전망은 안갯속이다. 수입 하락폭이 수출보다 큰 불황형 흑자에서 국제유가 오름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최대 수출국 중국의 경기 부진 등에 따라 연간 흑자 달성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그동안 범정부적으로 수출 지원을 해왔지만 고금리, 자유무역 기조 약화 등으로 인해 수출기업이 느끼는 수출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다”며 “기존 대책들이 정책금융기관 위주 지원이었던 반면, 이번 대책은 은행들과 같이 직접 대화하면서 은행들을 적극 동참하게 해 지원효과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기업 어려움 해소를 위한 종합지원방안 마련에 은행권도 참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중소·중견기업 비롯한 수출기업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금융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장과 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중견·중소기업 측에서는 여신 확대나 금리문제 대한 정책 배려가 더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