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신용거래융자 규모부터 청년 연체율까지 높은 수준을 보이며 '빚투'가 기승하는 모양새다. 특히 청년 빚 문제는 저출산 현상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7월 말 기준 1068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늘었다.
올해 들어 전달 대비 은행권 가계대출은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4월(+2조3천억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후 5월(+4조2천억원), 6월(+5조8천억원)이었고 7월 가계대출 증가 폭(+6조원)으로 2021년 9월(+6조4천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4개월 연속 증가한 은행 가계대출은 잔액 기준으로 또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7일 기준 20조3448억원으로 파악됐다. 증권사에서 빚 내 투자하는 자금이 2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잔고가 20조원을 넘어선 건 4월 26일(20조857억원)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투자 열기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투자자 예탁금도 54조3510억원이다. 지난달 27일 연중 최고치인 58조1991억원을 기록한 후 이달 내내 54조원대 이상 유지하고 있다.
청년들의 빚도 늘었다. 19개 은행(시중·지방·인터넷은행)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연령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만20대 이하 연령층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4%다.
이번 조사의 시계열상 2018년 3분기 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은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0대 이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월 말 34조2500억원으로 2018년 9월 말(13조4700억원)의 2.54 배로 뛰었다. 연체액도 200억원에서 7.5 배인 1500억원에 이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경기 상황이 안 좋은 와중에 청년 노동시장도 경직된 상황이어서 충분한 소득이 증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기 상황과 노동 시장을 개선하는 것뿐 아니라 청년들의 이자율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한편, 위험한 투자의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정보를 지속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