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새로운 의료기술을 빠르게 익히는 일이 의료인들에게 중요하지만 의대 졸업 후 마땅히 실습 받을 시간과 장소는 마땅치 않습니다.”
한대용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의료기술시험연수원 추진단장(책임연구원)은 수의학자로서 10여년 동안 신약과 의료기기 전임상연구 기획업무를 담당해왔지만 현재는 의료인 교육 중심역할을 맡게 될 보건복지부 의료기술시험연수원(이하 의료연수원) 건립을 총괄 책임지고 있다.
케이메디허브는 현재 대구 동구에 위치한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건립 예정인 의료기술시험연수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 단장이 의료연수원 건립을 총괄하게 된 것은 의료 분야 우수한 기획력과 소통력이 한 몫을 했다.
그는 신약·의료기기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기관에 맞춤형 공백기술을 지원하는 '차세대 의료연구기반 육성사업(보건복지부)'과 미니피그 중심의 첨단의료기기 평가 시설인 '미래의료기술연구동 건립사업'의기획을 주도했다. 케이메디허브의 연구역량 및 기능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2년전 케이메디허브 전략기획본부로 자리를 옮긴 것도 기획력 뿐만 아니라 수의사로서 관련 의료협회와 소통하는 데 적임자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한 단장은 “불치병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실험동물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생명존중 가치관에서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전임상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공개적인 연구소에서 전임상을 담당하는 편이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고, 엄격한 관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서 “케이메디허브는 식약처 우수동물실험시설 인증(2016년)은 물론 국제실험동물인증협회(AAALAC international) 완전 인증(2020년)까지 받을 만큼 까다롭게 동물복지를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메디허브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의료연수원은 의료 신기술의 교육과 실습훈련 시설 외에도 국내 보건의료인의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는 시험시설이 함께 운영된다. 의료연수원은 1만9722㎡ 면적에 지상 7층·지하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오는 2025년 개원이 목표다. 교육훈련 시설은 총 4개 층이며,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한 첨단 의료기술훈련부터 미니피그 등 실험동물을 활용한 다양한 수술훈련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한 단장은 “의료연수원은 국내 의료인 뿐만 아니라 국외 의료인도 훈련할 수 있다. 국외 의료인을 대상으로 국내 우수 의료기술을 파급시킬 수 있고, 의료기술 교육과 동시에 국내 우수한 의료기기에 대한 홍보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특히, 동남아는 우리나라 우수 의료기술을 교육받고 싶어하는 곳이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의료연수원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운영할 자격시험시설은 총 2개층(컴퓨터기반시험, 실기시험)이다. 자격시험 외에도 치과의사·간호사·한의사·요양보호사 등 국가시험의 경북권역 컴퓨터기반시험은 모두 연수원에서 치러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단장은 끝으로 “의료기술시험연수원은 국내 의료진의 연수시설이기도 하지만, 국내 의료기업들의 시장진출을 위한 디딤돌이기도 하다”면서 “아무리 우수한 의료제품이 개발되더라도 의료진들이 써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우리나라 의료제품의 우수성을 의료진들에게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