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GS·CJ·롯데·현대 등 주요 홈쇼핑 4사는 지난 2분기 일제히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출수수료 부담과 가전, 리빙 등 고마진 상품 판매 부진 영향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매출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롯데홈쇼핑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오전 2~8시 사이 방송금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 6개월간 이 시간대에는 풍경 등 정지 화면에 음악만 나왔다. 새벽 방송 중단은 실적 하락으로 직결됐다. 롯데홈쇼핑의 2분기 매출액은 231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5.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무려 92.8% 급감했다.
롯데홈쇼핑은 하반기 새벽방송 재개와 함께 상품력 강화에 힘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TV시청자 수 감소 및 영업정지 등 영업환경 악화로 영업이익이 급감햇다”며 “새벽방송 재개와 상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하반기 실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TV부문 렌탈, 설치가구 등의 편성 축소로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2.5% 감소해 2648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송출료 등의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70.3%나 감소해 8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렌탈, 리빙 등 고단가 상품군 편성 축소에 따라 매출이 소폭 감소했고 송출료 인상 등 비용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신규 고객인 MZ세대 공략에 속도를 낸다. 앞서 업계최초로 '딜커머스'를 내놓고 2차 방송을 공개했다. 딜커머스는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가격 네고' 예능 콘텐츠와 상품 판매를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4월 '앞광고 제작소'를 론칭한 바 있다. 지난 첫 방송에서 시청자 중 20, 30대 비중이 65%에 육박했고 현대H몰 셀렉스 기획전 유입량이 일반적인 기획전 대비 약 18배 높게 나타났다. 현대홈쇼핑은 방송 기획력과 재미요소를 한층 강화해 콘텐츠를 운영할 계획이다.
그나마 세 자릿수 영업이익을 낸 곳은 GS홈쇼핑과 CJ온스타일이다. 두 회사 모두 선제적으로 모바일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분석된다. GS홈쇼핑은 2분기 매출액 2863억원으로 전년 보다 12.5% 줄었고 영업이익은 15% 감소한 2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만으로는 4개사 중 가장 높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GS샵은 오래전부터 모바일 전환에 대비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실현해왔다”며 “강화된 사업 체질과 채널 별 고른 매출 구성비가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원플랫폼' 전략에 나선 CJ온스타일은 수익 하락폭이 가장 적었다. 홈쇼핑 4개사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로 영업익이 감소했으며 매출액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J온스타일의 매출액은 345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7% 줄었고 영업익은 4.7% 감소한 187억원으로 집계됐다.
TV, e커머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등 멀티채널 및 전사 밸류체인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원플랫폼' 전략과 여행, 패션, 렌탈 등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점이 실적을 이끌었다. 패션, 유아동,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 중심으로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도 취급고가 작년 동기보다 36.2% 늘며 고성장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소비 심리 위축 현상 심화, TV 송출 수수료 증가 등 사업 환경 악화 속에서도 원플랫폼 전략 체계를 통해 타사 대비 의미있는 실적을 거뒀다”며 “단순 세일즈 확대 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콘텐츠커머스를 선보여 협력사 록인과 확대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