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등 늘봄학교의 전국 도입 시기를 2025년에서 2024년으로 앞당기기로 하면서 교원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1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교육부는 늘봄학교 시범운영 교육청을 올해 2학기 확대한 데 이어 17개 시도교육청에 전격 도입하는 시점을 1년 앞당기기로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9일 2학기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 중인 충남 천안 불당초등학교를 방문해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중 현장 호응이 가장 뜨거운 분야가 늘봄학교”라며 “2025년까지 전국적으로 다 하리고 했는데 현장 반응이 높아서 이를 1년 앞당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늘봄학교 도입은 당초 정부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5월 '초등 돌봄 대기 해소와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방향'을 발표하면서 늘봄학교 시범운영 교육청 추가 선정 시기를 2024년에서 올해 2학기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늘봄학교는 올해 5개 교육청, 214개교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당초 내년에 시범운영 교육청을 추가할 계획이었으나 이 시점을 올해 2학기로 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2학기에는 8개 교육청, 400여개 학교에서 늘봄학교 시범운영이 시작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늘봄학교 확산에 대한 지역의 요구가 있었다”며 “지역별 편차 해소를 위해 내년도 상반기에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모두 늘봄학교를 도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늘봄학교를 도입할 학교의 숫자 등은 각 시도교육청과 협의할 예정이다.
다만 현장 교사들은 '땜질식 운영'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늘봄학교 1년 조기 시행 방침이 나온 후 “교육부는 시범운영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개선해 바람직한 시스템을 마련하기는커녕 현장 교사들의 업무와 고통을 가중시키겠다고 예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늘봄학교 확대 방안은 학급 학생들의 수업과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교사를 보육자로 악용할 우려가 있다”며 “늘봄학교 조기 전면 시행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지금 정원으로도 학교 운영이 어려운데 갑작스럽게 엉뚱한 정원을 추가하겠다는 발상”이라며 “예산을 확충하고 관계 부처, 지자체 간 협의를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뒤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만들 때부터 방향을 공유했고 선생님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며 “현장 부담 최소화에는 교육부도 공감하는 만큼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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