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전통 유통강자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쿠팡은 2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경신하며 4개 분기 연속 흑자에 성공했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또한 최대치를 기록하며 이마트·롯데쇼핑을 앞질렀다. 사상 첫 연간 흑자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쿠팡의 약진으로 유통 빅3 '이마롯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3사는 차별화된 장점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쿠팡은 온라인 카테고리 확장과 배송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는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두고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과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상반기 유통업계 1위 타이틀을 쿠팡에 내줬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분기 처음으로 연결 기준 매출액에서 쿠팡에 뒤처진 바 있다. 2분기에도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원가 상승에 따른 매출 이익률 하락 영향으로 1위 타이틀을 탈환하는 데 실패했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2711억원, 영업손실 5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소폭 올랐지만 수익성이 악화되며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본업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이마트 2분기 별도 기준 총매출액은 3조939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할인점 적자가 늘어나며 258억원을 기록했다. 원가 부담이 커지며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건설 등 주요 계열사도 적자 폭이 늘었다.
롯데쇼핑 또한 2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제출했다. 롯데쇼핑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6222억원, 영업이익은 515억원이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7.2%, 30.8% 감소했다. 소비심리 위축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판관비 증가가 맞물린 영향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e커머스 사업부(롯데온), 슈퍼, 하이마트 등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홈쇼핑, 컬쳐웍스가 부진했다.
반면 쿠팡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7조674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40억원을 올렸다. 올해 최대 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분기(1362억원)보다도 42% 늘어난 수치다. 분기 내 쿠팡 제품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활성 고객은 1971만명으로 집계됐다. 1인당 고객 매출은 296달러(약38만9100원)로 작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강점인 로켓배송과 풀필먼트 서비스 로켓그로스 등이 성장세를 보였고 패션·뷰티 카테고리도 호조세를 보인 덕이다.
이같은 양상은 온라인 유통 성장세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유통 매출 비중은 온라인 49.8%, 오프라인 50.2%로 격차가 0.4%포인트(P)까지 줄었다. 코로나가 시작된 지난 2020년 6.6%P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빠른 성장세다. 이르면 하반기 온라인 유통 시장이 오프라인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반기 이마롯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사는 유통업계 주도권을 쥐기 위해 사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강점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쿠팡은 하반기에도 상품군 확대와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힘쓸 계획이다. 올해 대만 사업과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추정치는 4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유통 강점인 폭넓은 상품군과 가격·배송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에서 앞서겠다는 복안이다. 패션·뷰티 등 카테고리 확장은 물론 로켓그로스를 통해 더 많은 입점업체 상품을 로켓배송 상품으로 포함시킬 계획이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앞서 이마트는 올해 10여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등은 차별화 상품 발굴에 주력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 신규 수익원으로 전기차 충전, 카셰어링 등 모빌리티 서비스도 키울 방침이다. 온라인 사업은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 G마켓은 올해 4분기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고수익 상품 판매에 집중한다. SSG닷컴은 신선식품 품질관리 역량을 제고하면서 산지 직송 등 상품 구색을 확대해 그로서리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시범 오픈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안착시키는 데 주력한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쇼핑몰·마트·영화관은 물론 호텔·아쿠아리움까지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한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다. 백화점은 수도권 주요 점포 리뉴얼 작업을 이어간다. 마트·슈퍼는 상품 소싱(구매) 통합 작업을 통해 손익 개선 작업에 집중한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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