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개발특구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과학기술과 산업, 예술, 문화 등 전 분야가 접목된 총체적 'K-Something'(한국 특유의 길)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입니다.”
최영명 한국원자력기술기업협회 회장은 50주년을 맞은 대덕특구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전망하면서 이를 위해 대덕특구 내 융합연구 강화, 연구 자율화 분위기 조성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최 회장은 대덕특구 50년의 역사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봐 온 대표 원로 과학자다. 그는 현재의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전신인 한국원자력연구소 기술정책연구실장과 대외정책연구실장, 정책연구부장을 거쳐 국가원자력관리통제소장,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장 등을 두루 역임하며 국내 원자력 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R&D)과 대외협력 분야를 책임져 온 일등공신으로 평가된다.
그는 “원자력연구소 재임 당시부터 핵 비확산정책 관련 연구, 원자력발전 관련 기술자립 시도 등을 통해 원자력 기술 불모지였던 우리나라가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기술 수혜국에서 기술 공여국으로 전환을 인정받는 데 노력했다”며 지난 현직 시절을 회상했다.
현직 은퇴 이후에도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 출신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진보를 위한 정책 제언 역할을 하는 대덕클럽과 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 회장을 맡았던 그는 오랜 기간 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덕특구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먼저 “50년 전 대덕연구단지는 연구기관 집적화를 통해 출연연 간 교류 활성화 및 R&D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만들어졌으나, 현 시점에서 출연연의 각자도생식 폐쇄적 연구로 교류가 원활하지 못한 상태”라며 “정부 또한 출연연에 대한 과도한 성과 평가 등으로 연구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이라는 대덕특구 설립 취지가 점차 퇴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출연연 역할 재정립을 강조했다.
그는 “대덕특구 내 출연연은 안보와 국민의 질 향상(경제성장)과 직결되는 R&D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로서 우주, 양자, 반도체 등 첨단기술 패권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 과학기술 경쟁력 확보라는 공통된 목적 아래에 각 출연연 간 개방과 융합연구 강화 시도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출연연의 이 같은 역할 재정립에 있어 대덕특구가 혁신·선도 전략을 수립하고 장기적 정책과 지속성을 확보해 글로벌 싱크탱크 역할로 이를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대덕특구와 출연연의 발전을 위한 원동력으로 젊은 인재 확보 필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그는 “세계 주요국 사이의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주도권과 협상력을 갖기 위해선 상대국이 필요로 하는 전략기술 분야 기술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는 곧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겸비한 젊은 인재의 자율적 연구활동 결과로 이룰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곧 젊은 인적자원에 대한 처우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연봉, 정년, 연금 등 대덕특구 내 연구원 처우 문제에 있어 파격적인 국가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대전=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