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상반기 설비·R&D 투자 대폭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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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 상반기 설비 증설과 연구개발(R&D)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차전지 시장이 전기차 효과로 급증하면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기술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각사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상반기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최소 30% 이상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생산 시설 확장 투자에 전년 동기(2조6977억원) 대비 54.7% 늘어난 4조1742억원을 투입했다. 충북 오창을 비롯해 미국, 중국, 폴란드 등 국내외 생산 시설 증설에 비용이 활용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가동 중이거나 건설하는 배터리 공장은 국내 3사 중 가장 많은 8곳이다.

삼성SDI의 상반기 이차전지 부문 시설투자액은 1조536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397억원)보다 34.8% 증가했다. SK온은 같은 기간 4조781억원을 집행해 전년 동기(7022억원) 대비 480.8% 급증했다. SK온은 중국 옌청 2공장과 미국 조지아주 2공장이 각각 지난해 3분기부터 가동에 돌입하면서 설비투자액이 대폭 늘었다.

배터리 3사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R&D 투자에도 큰 돈을 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상반기 R&D 비용은 4707억원과 58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4.4%, 13.1% 증가했다. SK온은 R&D 비용으로 1661억원을 집행, 전년 동기 대비 59.7% 급증했다. 3사의 매출 대비 R&D 비용 비율은 LG에너지솔루션 2.7%, 삼성SDI 5.2%, SK온 2.4%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셀 선행 개발 차원에서 용량과 안전성이 높은 소재와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방안을 연구 중이다. 회사는 R&D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 과제 발굴과 실행을 위해 지난해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직책을 신설하고 엔비디아 출신 변경석 전무를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 R&D센터를 설립해 연구 역량을 강화한 삼성SDI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파이(지름 46㎜)와 전고체 전지를 개발 중이다. 46파이 배터리는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고, 전고체 전지는 하반기 중 샘플을 완성차 업체 데모 차량에 탑재할 계획이다. SK온도 배터리 에너지 밀도 극대화, 급속충전 시간 최소화, 전극과 조립 공정 기술 개발 역량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이차전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배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증설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CATL, BYD 등 중국 기업들이 저가 배터리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만큼 차세대 제품 기술력 선점도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상반기 설비투자 규모 및 R&D 비용 추이
국내 배터리 3사 상반기 설비투자 규모 및 R&D 비용 추이
국내 배터리 3사 상반기 설비투자 규모 및 R&D 비용 추이. (단위 : 억원)
국내 배터리 3사 상반기 설비투자 규모 및 R&D 비용 추이. (단위 : 억원)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