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월렛 신용·직불카드 등록
생체인증·비번 입력 없이 이용
삼성페이와 안드로이드 경합
구글 간편결제 '구글페이'가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 스마트폰 근거리무선통신(NFC) EMV비접촉결제(콘택트리스) 방식으로 일부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이 시작됐다.
이달 구글페이를 구현하는 '구글월렛' 애플리케이션(앱) 업데이트에서 한국 지역 차단(밴)을 해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한국이용자 계정으로 서비스 접근이 가능해졌고, 한국어 메뉴 서비스를 비롯해 구글페이를 지원하는 신용카드·직불카드 등록도 가능하다.
구글월렛 앱은 한국 지역에서 접속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나타나지 않지만, APK(Android Application Package) 파일을 별도로 확보해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업데이트 이전에는 APK 파일을 설치하더라도 한국 지역 계정 이용자에게는 '업데이트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만 출력한 채 비활성화 처리됐다. 이번에 밴이 해제되면서 국내 오프라인 결제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국내 신용카드를 직접 구글페이에 등록하는 방식은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영국 와이즈(Wise) 카드를 비롯한 구글페이 지원카드를 온라인 발급받은 뒤, 해당카드에 국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금액을 선불 충전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구글페이는 앱 구동과정 없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잠금을 해제하고 결제단말기에 기기를 가져다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완료된다. 별도의 생체인증이나 비밀번호 입력 과정이 없다는 점에서 애플페이나 삼성페이 보다 편리하다.
업계는 구글페이 한국시장 진입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장 도입 큰 장애물 중 하나였던 EMV 결제 인프라 구축 문제가 애플페이로 인해 다소 해소됨에 따라 재검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구글페이 공식 글로벌 출시는 지난 2015년 9월인데, 단말기 문제를 둘러싼 신용카드사와 협상, 국내 금융법과의 충돌 문제로 국내 출시가 오랫동안 지연돼 왔다.
삼성페이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경합해야 한다는 점은 있다.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점유율이 압도적인데, 이용자들이 이미 익숙한 삼성페이를 버리고 구글페이로 갈아탈 유인이 크지 않다.
한 결제업계 전문가는 “구글페이·삼성페이가 한 스마트폰에서 작동하려면 NFC 결제 우선순위를 이용자가 직접 설정해줘야 하는데, 갤럭시 시리즈의 기본값은 삼성페이가 우선으로 설정돼 있다”며 “삼성과 구글 간 파트너십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